제35화
임다영은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다들 내가 뭐 신인 줄 아나?’
“네.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고개를 든 임다영은 그제야 인파 속 하얀 원피스 차림의 여자를 발견했다. 그 여자가 누군지 금세 알아봤다.
‘연시윤이랑 친하다는 그 여자 아니야? 저 여자가 백유리야?’
“안녕하세요, 백유리 씨.”
임다영은 허둥지둥 인사하고는 곧바로 탕비실로 향했다.
백유리는 환각이라도 본 줄 알았다.
‘말도 안 돼. 저년이 왜 여기에 있어?’
그녀는 임다영을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누른 채 일단 연시윤에게 가려 했다. 그런데 연시윤이 지금 회사에 없었다.
휴게실에 앉아 있던 백유리는 조금 전에 본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저년이 시윤 오빠한테 빌붙은 것도 모자라 회사에까지 나타나?’
바로 탐정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탐정도 어리둥절해 했다.
“말도 안 됩니다. 제가 분명히 임다영이 별장에서 나와 병원으로 가는 걸 봤어요...”
“그런데 왜 여기에 있어?”
백유리가 물었다.
“임다영이 병원에 들어가는 건 봤지만 연시윤 씨의 사람들한테 들킬까 봐 너무 가까이 가진 못했어요. 유리 씨도 알잖아요. 연시윤 씨가 만만치 않은 분이라는 거. 돈은 돈이고 이런 일로 목숨을 잃어선 안 되죠.”
“쓸모없는 놈, 너 해고야!”
백유리는 화를 참지 못하고 정성껏 준비해온 도시락을 엎어버렸다.
그때 휴게실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더니 곧바로 임다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백유리 씨, 커피 가져왔는데 들어가도 될까요?”
백유리는 감정을 애써 추스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와요.”
임다영은 아수라장이 된 바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대체...”
“실수로 엎었어요.”
백유리가 미안해하며 웃었다.
“미안한데 치워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임다영이 대답했다.
오후 내내 이리저리 불려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던 그녀는 백유리의 예의 바른 태도에 저도 모르게 호감이 생겼다.
임다영은 커피를 내려놓고 엎질러진 것들을 치우려고 몸을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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