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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임다영은 감동과 함께 가슴이 시큰거렸다. 고작 한 번 만났을 뿐인데 할머니는 그녀를 무척이나 예뻐했다. ‘나한테 그럴 만한 자격이 있나?’ 다시 병실로 갔을 때 박혜자는 이미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 임다영의 손을 잡고 꼼꼼하게 살폈다. “다친 데는 없지? 경찰서에는 어쩌다가 가게 된 거야? 많이 놀랐겠네.” “전 정말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할머니.” 임다영은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았다. “길에서 싸움 구경을 했는데 어쩌다 보니 경찰서에서 진술하게 됐어요. 할머니가 걱정하실까 봐 제대로 말씀 못 드렸더니 오해가 생겼나 봐요.” “정말이야?” 박혜자는 의심 가득한 눈으로 연시윤을 힐끗 보았다. “이 녀석이 널 협박한 건 아니지? 걱정하지 말고 할머니한테 다 말해.” “진짜 괜찮아요. 보세요. 상처 하나 없잖아요.” 임다영이 한참 동안 달래고 나서야 박혜자는 겨우 안심했다. “할머니, 온 김에 제가 맛있는 야식 만들어드릴까요?” “좋지.” 박혜자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번에 네가 해준 거 시윤이도 먹었는데 솜씨가 좋다고 칭찬하더구나.” “정말요?” 임다영이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연시윤이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고 했다고? 할머니 체면을 봐서 그런 거겠지.’ 임다영이 주방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나서야 박혜자가 진지하게 말했다. “연시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다영이는 내가 점찍어놓은 내 손주며느리야. 내가 살아있는 한 누가 다영이를 괴롭히면 절대 가만 안 둬.” 연시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할머니, 쟤가 대체 할머니한테 뭘 먹였길래 이렇게까지 편을 드는 거예요?” “먹이긴 뭘 먹여. 할미가 나이는 많아도 눈은 멀쩡해. 너랑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다영이야. 그러니까 잘 대해줘. 알았어?”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각 임다영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야식을 들고 나왔다. “할머니, 주방에 재료가 있길래 만둣국 좀 만들어봤어요. 맛이 어떤지 한번 드셔보세요.” 한 입 맛보던 박혜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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