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화
임다영은 잠시 망설였지만 지금은 고민할 틈조차 없었기에 우선 육민우의 전화를 받았다.
“오빠...”
“다영아, 도착했어?”
육민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임다영은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모습에 견딜 수 없어 약간 망설이며 말했다.
“오빠, 제가 날 바꿔서 나중에 다시 초대하면 안 될까요?”
방금 연시윤의 손아귀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임다영은 드레스도 챙기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몰골로는 문 앞에서 쫓겨날까 걱정이었다.
그러나 육민우는 임다영의 말에서 뭔가를 눈치챈 듯 진지하게 물었다.
“다영아,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임다영은 육민우가 걱정할까 봐 덧붙였다.
“방금 수안루에 들어가려면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데 아직 준비를 못해서. 미안해요, 오빠.”
“그것 때문이야?”
“네.”
임다영은 부끄러웠고 또 죄책감에 잠겼다.
분명 저녁밥을 사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갑자기 못 가게 되니 마음이 무거웠다.
“다행이네. 난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았어.”
육민우는 안심한 듯 말했다.
“괜찮아. 드레스는 비서를 통해 보낼게. 그리고 레스토랑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내가 갈 때까지 기다려. 알았어?”
임다영은 기뻤지만 머뭇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저녁 식사에 초대한 건 분명 제가...”
임다영은 육민우를 대접하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육민우가 챙기게 된 셈이었다.
“가족끼리인데 그런 건 따지지 마.”
육민우가 말했다.
“아직 일이 남아서 조금 늦을 거야. 금방 갈 테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알겠어요.”
임다영은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육민우가 여전히 바쁘다고 생각하며 순순히 대답했다.
육민우의 비서는 임다영의 주소를 알고 있었기에 곧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함께 드레스를 집 앞에 가져다주었다.
임다영은 차를 타고 수안루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임다영 씨, 육 대표님이 곧 오실 겁니다. 안쪽 룸에서 기다리세요.”
비서는 육민우의 도착 소식을 전하고는 자리를 떠났다.
임다영은 룸 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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