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임다영은 조건욱이 여전히 뻔뻔하게 굴자 그대로 발을 힘껏 밟아버렸다.
“비켜! 길 막지 마!”
예상치 못한 공격에 조건욱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그사이 임다영은 바람처럼 달아나 버렸다.
조건욱은 멍해졌다.
문주 명문가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우아한 척만 하는 줄 알았는데 대뜸 발로 밟고 튀는 여자가 있다니.
“거기 서...”
조건욱은 뒤쫓으려 했지만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를 불러 세웠다.
“신사님, 안녕하세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조건욱은 순간 멈칫했고 곧 눈앞의 여자가 백유리임을 알아봤다.
연시윤의 명목상으로는 여동생이지만 사실상 연시윤의 곁에 가장 오래 있던 유일한 여자였다.
조건욱은 급히 건들거림을 거두고 다소 진지하게 말했다.
“백유리 님, 반갑습니다. 저는 조건욱이라고 합니다.”
백유리는 조건욱이 문주에서 유명한 바람둥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겉으로는 천진한 척 미소를 지었다.
“아, 건욱 선생. 오늘 룸이 전부 찼다고 들었는데, 잠시 후 시윤 오빠가 옵니다. 그분을 실망하게 할 순 없잖아요. 혹시 도와주실 수 있나요?”
백유리가 말했다.
연시윤의 이름이 나오자 조건욱이 거절할 리 없었다.
“물론입니다. 지금 바로 직원에게 정리하게 해서 백유리 님께 룸을 비워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안심하세요, 10배로 보상해 드릴게요.”
백유리가 웃으면서 말했다.
조건욱이 다시 물었다.
“혹시 또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백유리는 아까 조건욱과 마주친 뒷모습을 떠올렸고 왠지 임다영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그 천한 여자가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올 리 없고 오늘 낮에도 호텔 문턱조차 못 넘는 걸 봤으니 말이다.
백유리는 곧 그 생각을 접었고 묻고 싶었던 질문도 삼켰다.
“아니요, 없습니다.”
“그럼 바로 가서 손님을 내보내겠습니다.”
조건욱은 안도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룸으로 돌아오자 일행들이 장난을 쳤다.
“10분도 안 돼서 돌아오시네? 설마 그 미녀 연락처라도 받았어?”
“잘하네. 역시 조건욱답네!”
조건욱은 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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