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지금요?”
“네.”
“밤중에 여자 혼자 다니면 위험해요. 나랑 같이 가요.”
“아니에요. 아들 셋이랑 다녀올게요.”
세 명의 아들은 아직 잠이 덜 깬 상태였지만 송가빈은 바로 포대기에 싸서 둘러멘 채 계단을 내려갔다.
호텔 문을 나서서 강가의 시원한 바람을 맞을 때쯤 송가빈은 비로소 이성이 돌아오는 걸 느꼈다.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털어놓고 싶었지만 이런 꿈은...
마음속에 담아두는 게 나았다.
그런데 하필 정찬수는 그녀를 가만두지 않고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멀리 가지 마요.]
송가빈은 휴대폰을 꺼버렸지만 그가 집요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무슨 일 생기면 난 할 말이 없어져요.]
송가빈은 웃었다.
맞다. 정찬수는 단지 친구를 위해 일시적으로 친구의 전처를 ‘돌봐주는’ 것뿐이었다.
그저 박동진에게 설명하기 어려울까 봐 걱정하는 것이었다.
송가빈은 조금 전 너무 피곤해서 그런 꿈을 꾼 것이라고 치부했다.
꿈은 반대라고 하니까.
다음 날, 주요 언론사에는 임수연이 전날 밤 투신했다는 소식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박동진이 손을 썼는지 모든 보도에서 임수연의 투신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정서적 불안'이었고 댓글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여자가 임신하면 호르몬 변화가 커서 마음이 쉽게 불안해지지.]
[박 대표가 일 때문에 바빠서 아내에게 소홀히 했네. 나중에 서로 안고 있는 걸 보면 사이가 좋은 것 같은데.]
[다른 건 몰라도 사진이 참 로맨틱해. 반강 옆 최고층 건물에서 시훈 전체가 둘의 사랑을 지켜봤잖아.]
모든 댓글은 임수연이 ‘사모님’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았다.
“팀장님.”
송가빈이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
“유인아 씨, 나가려고요?”
유인아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늘 식사 모임에 참석해야 해서요. 팀장님, 시간 되시면 차로 데려다주실래요?”
송가빈은 순간 미소가 굳어졌다.
유인아가 일부러 성가시게 구는 건 알았지만 이건 선을 넘은 부탁이었다.
송가빈은 여전히 예의 바르고 친절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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