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고진석은 다그치듯 물었다.
“무슨 증거인데?”
송가빈은 옆에 있는 에어컨을 바라보며 천천히 다가갔다.
“당시 저는 에어컨의 왼쪽에 서 있었고 사모님은 제 뒤에 서 있었어요.”
그녀는 당시 두 사람의 위치를 가리켰다.
그러고 나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저는 에어컨을 마주하고 서 있었어요. 사모님의 말씀대로 제가 일부러 사모님과 부딪힌 거라면 그때 뒤로 확 넘어져서 사모님의 몸 위로 쓰러졌어야 해요. 하지만 제가 넘어졌을 때 먼저 에어컨에 부딪힌 후 바닥에 넘어졌어요. 다시 말하면 저는 옆으로 넘어진 거죠. 사모님이 말한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은 거죠.”
송가빈은 방금 두 사람이 넘어진 과정을 직접 재현하였다.
이제야 사람들은 모두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사모님이 뒤에서 일부러 저를 끌어당겼다면 저는 뒤로 넘어졌어야 했어요. 근데 제가 사모님의 몸 위로 쓰러질까 봐 일부러 옆으로 방향을 틀어서 에어컨과 부딪힌 후 바닥에 넘어진 거예요. 제 말이 더 논리적이고 실제 상황에 더 부합하지 않나요?”
송가빈은 두 가지 가능성을 조리 있게 분석하고 설명하였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송가빈의 재현을 보고 나서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두 알게 되었다.
송가빈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을 이어갔다.
“박씨 가문의 손자는 너무 귀하죠. 저는 말썽을 일으키고 싶지 않지만 흙탕물이 저에게 튀었으면 깨끗하게 해명해야 나중에 무고를 피할 수 있죠.”
송가빈이 말한 무고는 지난번에 박재명과 강영란이 짝짜꿍해서 송가빈이 그들을 협박했다고 모함한 일을 말한 것이었다.
그때 정찬수가 제때 나타나 도와주지 않았다면 송가빈이 입이 닳도록 말해도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고진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네 말에 일리가 있어. 오늘 사람들 앞에서 확실하게 말해줘서 고맙네. 임수연이 고씨 가문의 연회에서 유산했다면 나도 저승에 간 전우를 볼 면목이 없었을 거야.”
송가빈은 무사히 이 일을 마무리하였다.
그녀는 교묘하게 정찬수의 뒤에 숨어서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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