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화
‘이 목소리...’
송가빈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거의 혼신의 힘을 다해 정찬수를 밀어냈지만 그는 느릿느릿 몸을 일으키더니 오히려 그녀를 일으켜 세우려 손을 내밀었다.
송가빈은 그 손을 ‘탁’ 치며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
정찬수도 이 상황은 예상 못 했던 눈치였다.
며칠 전 연회에서 봤을 때부터 이 두 사람이 심상치 않다고는 느꼈지만, 그래도 정찬수와 박동진의 관계를 생각하면 박동진이 아내를 맡겨도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이런 장면을 목격하니, 정찬혁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등을 돌린 채 옆에서 옷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기다리다 못해 퉁명스럽게 물었다.
“정리 다 했어?”
송가빈은 그 말에 상대가 분명 오해했다는 걸 직감하고 다급히 말했다.
“저희 그런 거 아니에요.”
“아직 안 됐어요. 좀 더 기다려요.”
정찬수가 태연하게 말을 끊고는 다시 물었다.
“형은 아침부터 무슨 일로 온 거예요?”
그러자 정찬혁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모님은 일단 정리하시고... 정찬수, 너는 밖으로 나와.”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성큼성큼 걸어나가 복도 끝에 가서 멈춰 섰고 잠시 뒤, 정찬수가 느긋하게 다가왔다.
“형.”
“너랑 가빈 씨, 대체 뭐야?”
정찬혁의 목소리에 분노가 섞여 있었지만 정찬수는 여유롭게 웃으며 대답했다.
“다 봤잖아요.”
“너 설마 박동진의 마누라랑... 찬수야, 너 제정신이야?”
‘박동진의 마누라’라는 말이 나오자 정찬수는 코웃음을 쳤다.
“가빈 씨가 마지막에 누구의 여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진심이야?”
정찬수는 시원하게 웃어젖혔다.
“형, 왜 왔는지나 말해요.”
정찬혁은 동생이 장난치는 건지, 진짜 송가빈에게 마음이 있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아 일단 경고했다.
“너 장난하지 마. 박동진이 알면 그땐 농담으로 안 끝나.”
“할 말 없으면 저 갈게요.”
정찬수가 돌아서려 하자 정찬혁이 그를 불러 세웠다.
“나 좀 도와줘.”
“뭘요?”
그때 정찬혁의 시선이 복도 저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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