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화
송가빈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권세 있는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여자를 붙여주려 하다니, 사실 여동생을 붙여주는 건 그나마 양심이 있는 편이다.
그런데 자기 여자를, 게다가 조금 전까지 서로 다정하게 굴던 여자를 다른 남자에게 보내는 건 진짜 ‘인간 말종’ 소리를 들을 짓이었다.
김민준은 바로 발끈했다.
“헛소리하지 마!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싶어?”
송가빈은 ‘맘대로 하라’고 하려던 참이었는데 정찬수가 벌떡 일어나 그녀를 살짝 끌어안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재밌네요. 명예훼손 소송을 안 해본 지 꽤 됐거든요. 김 대표님, 어디 한번 마음껏 해보세요.”
그 태도는 누가 봐도 송가빈을 감싸고 도는 모양새였다. 김민준은 또 한 번 멘탈이 흔들렸지만 정찬수의 눈빛을 보고는 더 이상 막 나가지 못했고 그저 궁색하게 변명만 늘어놓았다.
“정 대표님, 저는 정말 설현이가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럼 김 대표님 댁에 데려가셔서 맘대로 하세요. 문만 잘 잠그면 남매끼리 뭘 하든 상관없잖아요.”
그 말과 함께 정찬수는 송가빈을 품에 안은 채로 다시 자리에 앉았고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기대며 인상을 찌푸렸다.
“많이 아파요?”
송가빈이 조심스레 물었다.
“네.”
정찬수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좀 나아졌었는데 저런 멍청한 소리를 몇 마디 들으니까 바로 기운이 빠졌어요.”
이때 서다인이 미안한 듯 말했다.
“오늘 네가 몸 안 좋은지 몰랐네. 준비한 건 전부 술뿐이라... 과일이라도 갖다줄까?”
정찬수는 입술을 깨문 채 송가빈을 가리켰다.
“가빈 씨한테 물어봐요. 가빈 씨가 허락 안 하면 못 먹어요.”
그러자 서다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과일 조금 먹는 건 괜찮지?”
정찬수는 고개를 살짝 들고 부탁하는 듯한 눈빛으로 송가빈을 바라봤다.
“나 먹어도 돼요?”
그 표정에 송가빈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남자들이 살짝 취하면 감정 연기로 여자를 울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아픈 남자는 그보다 세 배는 더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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