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화
그제야 송가빈은 알아들었다. 정찬수와 박동진은 예전에 같은 반이었고 김설현은 그들과 같은 학교 후배라는 거였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 저분이 입학했을 때 우린 이미 졸업했을걸요?”
정찬수는 특유의 장난기 어린 건들건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안한데 우리 둘 다 널 잘 몰라서 딱히 할 얘기도 없네.”
그러자 김설현의 눈가가 바로 붉어졌다.
“선배님께서 농구부에 계셨을 때 제가 물을 사다 준 적이 있어요. 기억 안 나세요?”
“나한테 물이나 음료를 줬던 여자애가 꽤 많았거든.”
그 말에 김설현은 입술을 꽉 깨물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김민준이 얼른 분위기를 수습하려 들었다.
“정 대표님, 워낙 인기가 많으셨을 테니까 기억 못 하셔도 이해하죠. 그럼 이렇게 합시다. 설현아, 네가 정 대표님과 한잔하면서 이제부터 안면 트는 걸로 해.”
김설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에 술을 가득 채우고 건넸다.
“그럼 오늘이 첫 만남이라고 생각할게요, 선배님. 우리 이제 아는 사이 맞죠?”
정찬수는 슬쩍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술을 안 받으면 김 대표님의 체면이 좀 구기긴 하지. 알았어.”
그런데 그가 잔을 받으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팔을 꾹 눌렀다. 송가빈이었다.
“안 돼요. 오늘 약 먹은 거 잊었어요?”
정찬수는 피식 웃으며 손을 거둬들이고 김설현에게 말했다.
“미안. 너도 봤겠지만 이분이... 좀 엄격하셔.”
그 말에 송가빈은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감기약에 들어간 성분이 알콜과 반응하면 위험할 수 있어서 말린 건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왜 이렇게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걸까?
김민준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저기, 정 대표님과 무슨 사이세요?”
“부하 직원입니다.”
“아, 그런데 마치 엄마처럼 구시네요? 정 대표님의 큰형님도, 형수님도 가만히 계시는데 그쪽은 왜 그렇게 나대시죠?”
그 말에 화가 난 서다인은 당장이라도 뭐라고 하려 했지만 정찬수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자 서다인은 의아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고 정찬수는 ‘진정하라’는 듯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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