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4화
아마 송가빈을 배려해서였을까, 아니면 박동진과 임수연을 피하고 싶었던 걸까, 정찬수와 송가빈은 남성에 열흘이나 머물다가 시훈시로 돌아왔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정찬수가 급히 전화를 받더니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짧게 말하며 당부했다.
“너 먼저 호텔로 가 있어. 나 좀 늦을 거 같아.”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차가 웨슬리 호텔 정문 앞에 멈춰 섰고 송가빈이 들어서자마자 로비가 소란스러웠다. 프런트 직원 몇 명이 손님에게 호되게 욕을 먹고 있었는데 한 명은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송가빈은 발걸음을 재촉해 다가갔다.
“무슨 일이에요?”
직원 중 한 명이 그녀를 알아보고 다급히 외쳤다.
“송 매니저님, 드디어 오셨네요!”
“매니저?”
소리를 지르던 남자가 그녀를 흘끗 보더니 눈을 치켜떴다.
“그쪽이 여기 매니저예요?”
송가빈은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고객님. 불편한 게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남자는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역시 매니저는 다르네. 프론트에 있는 애들보다 훨씬 보기 좋잖아.”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코를 찌르는 술 냄새가 확 풍겼다.
하지만 송가빈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우선 저쪽 라운지에서 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제가 상황을 파악한 뒤에 만족스러운 답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턱을 문질러대며 노골적으로 그녀의 가슴을 응시했다.
남성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더운 날씨라 송가빈은 무릎까지 오는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귀여운 칼라에 파임이 깊어 은근히 흰 피부가 드러나 있었다.
남자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입술을 핥았다.
“그래요. 그쪽이 오면 난 이미 만족이에요.”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송가빈은 그를 라운지로 안내한 뒤 재빨리 남자 직원 하나를 불러 차와 과일을 내오게 했다. 그러곤 다시 프런트 쪽으로 돌아갔다.
프런트 직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가왔다.
“매니저님, 절대 저 남자랑 단둘이 있으면 안 돼요. 완전 바람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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