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그 늙은이가 대체 뭐가 좋다고 나를 또 속이는 거야?]
[날 일부러 괴롭히려고 그러는 거야? 임수연이 임신해서 그래?]
[지금 당장 시훈시에 갈 거니까 제대로 해명하는 게 좋을 거야.]
메시지와 함께 박동진은 사진도 보냈는데 그 사진은 아까 송가빈이 오 교수와 얘기하던 장면이 찍힌 것이었다.
사진 속에서 오 교수는 웃으며 손을 송가빈 허리로 뻗고 있었고 송가빈은 고개를 수그린 채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오 교수가 단지 서류 가방을 다른 손으로 옮기는 중이었고 그 손이 살짝 내려간 것뿐이었다.
송가빈의 수줍어하는 표정도 사실은 수조 옆을 지나가던 붉은 비단잉어가 반사되어 얼굴에 비친 붉은 빛 때문이었다.
사진은 각도와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져 있었고 겉보기에는 전혀 해명할 여지가 없어 보였다.
그때, 비서가 다가와 말했다.
“송가빈 씨, 저희 사장님께서 나오셨는데 혹시 직접 만나서 한번 말씀 나눠보시겠어요?”
송가빈이 고개를 들자 익숙한 얼굴과 마주쳤다.
비서는 잽싸게 사장 쪽으로 달려가 송가빈을 위해 기회를 쟁취했다.
“정 사장님, 이 후보자분은 정말 괜찮은 분이에요. 한 번만 직접 얘기를 나눠보시고 결정을 내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송가빈이 처음부터 여기에 있을 줄 알았다는 듯 정찬수는 몸을 돌려 송가빈에게 손을 흔들며 비서에게 말했다.
“얘기는 필요 없어. 우리는 잘 아는 사이야.”
10분 후, 송가빈은 정찬수의 사무실에 불려 갔다.
사무실에 들어선 송가빈은 테이블 위에 놓인 ‘회장 Ryan’이라는 명패를 보고 한참이나 멍해 있었다.
10년 넘게 변호사였던 정찬수가 어떻게 웨슬리 호텔의 사장이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정찬수는 명패를 톡톡 치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놀랐어요?”
“조금요.”
송가빈은 솔직하게 대꾸했다.
“이제 됐네요. 정 변호사가 변호사 소득으로 박동진이랑 안 어울릴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은 딱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
정찬수는 픽 웃으며 대꾸했다.
“그럼 제가 송가빈 씨 축복에 감사라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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