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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박 대표님, 제발 제가 대표님을 위해 여태 충성한 걸 생각해서 이번만은 용서해 주세요...” 박동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넌 아주 잘했어.” 박동진의 반응에 상대는 순간 놀란 듯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나 박동진은 분노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희미한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가빈이가 만약 기억을 잃는다면, 그건 오히려 잘된 일일지도 몰라. 정찬수도 잊고, 나와 임수연 사이의 모든 일도 잊고... 그러면 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어.” “그럼... 사모님이 정말 시력을 잃거나, 아니면 청력을 잃거나, 혹은 평생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면 어떡하죠?” “그럼 더 좋지.” 박동진의 목소리는 한층 더 기묘한 기쁨으로 일그러졌다. “그렇다면 가빈이는 평생 내 곁에서 절대 도망칠 수 없을 테니까.” 거센 바닷바람이 요란하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와중에 송가빈은 그 대화를 전부 듣고 몸서리를 치며 차갑게 떨었다. 송가빈은 그제야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은 요트고 이미 공해 한가운데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곳에는 기지국도 없고 전화기는 신호조차 잡히지 않는다. 세상과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위성 전화뿐이지만 박동진이 그것을 내줄 리 만무했다. ‘어떡하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끼익 소리와 함께 갑자기 선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울렸다. 희미한 담배 냄새와 바다 특유의 비릿한 소금기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달빛에 비친 검은 실루엣은 박동진이었다. 박동진은 천천히 선실 안으로 들어왔으며 그의 구두 굽은 바닥과 맞부딪히며 맑은 소리를 냈다. 송가빈은 눈을 꼭 감은 채 여전히 잠든 척을 했다. 잠시 후 누군가가 침대 가장자리에 앉는 기척이 느껴졌으며 그리고 곧 따스한 손길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더니 이마에 차가운 입맞춤이 내려앉았다. “가빈아, 도대체 언제쯤 깨어날 거야?” 박동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금세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사실 이렇게 계속 잠들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아. 적어도 지금 넌 참 착하잖아. 다시는 내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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