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네가 굳이 따지지 않았다면 난 마음속의 불만이 다 사그라든 뒤 임수연과는 헤어지고 다시 네 곁으로 돌아갔을 거야.”
송가빈은 박동진은 마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전혀 다른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
박동진이 필요로 하는 것은 따뜻한 위안이었지만 송가빈이 원하는 것은 자유였다.
가끔은 송가빈조차 만약 박동진이 처음 만난 사람이 임수연이었다면 오히려 더 잘 맞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임수연은 박동진이 꿈꾸는 이상적인 아내에 가까웠다.
무너진 가정환경과 의지할 능력 하나 없는 삶, 그리고 스스로와 가족이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 임수연은 오직 남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임수연이 박동진을 만났다면 그녀는 반드시 그에게 모든 것을 맞추며 자신을 박동진이 원하는 틀에 딱 맞추어 접어 넣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 했다면 그들은 오래도록 함께할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송가빈은 눈을 감으며 말했다.
“나 좀 피곤해. 쉬고 싶어.”
박동진은 약간 성이 난 듯 딱딱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럼 푹 자. 며칠 뒤에 다시 올게.”
송가빈은 눈을 번쩍 뜨며 물었다.
“...돌아가려는 거야?”
사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박동진도 회사 일을 처리해야 하니 끝없는 바다 한가운데서 송가빈과 몇 달을 함께 보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정찬수가 그녀의 실종을 눈치챘다면 분명 온갖 자원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설 것이다.
경찰, 외할아버지, 그리고 서다인까지 최소한 세 갈래의 추적망이 있을 터였다.
박동진이 처리해야 할 건 그뿐만이 아니라 부모님과 임수연 문제까지도 있을 것이다.
박동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송가빈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
“얌전히 내가 돌아오길 기다려.”
“박동진.”
송가빈은 박동진을 불러 세웠다.
“이건 어때? 내 발을 묶고, 손은 풀어 줘. 제발. 지금 팔이 계속 위로 올라간 상태라, 피가 안 통해서 감각이 없어져 가고 있어.”
박동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박동진도 같은 자세로 오래 있으면 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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