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송가빈은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는 올클을 바라보았다.
자기 사람들 곁이라 안심했는지 올클은 긴장이 풀리자마자 온몸이 힘없이 축 늘어진 듯 눈을 감고 있었으며 얼굴빛도 창백했다.
송가빈이 올클의 팔을 살피려 하자 당근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가로막았다.
“가빈 씨, 보지 마세요.”
송가빈은 당근의 뜻을 곧바로 이해했다.
올클의 손은 총을 쥐던 손이고 올클은 그 손으로 수많은 영광을 거두고 공을 세웠다.
사람은 약점이 생겨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한때의 강점이 무너져 약점이 될 때 더 큰 고통을 겪는다.
군인에게는 군인의 자존심이 있고 그건 제대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송가빈은 가슴이 두 손에 짓이겨지는 듯 아팠다.
그 순간 두 팔이 송가빈을 감싸 품에 안으면서 따스한 손길로 그녀의 등을 어루만졌다.
“어서 돌아가자. 올클의 팔도 아직 희망이 있을지도 몰라.”
송가빈은 곧 서다인의 집안 배경을 떠올리며 급히 고개를 들었다.
“사모님이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
정찬수가 답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쪽에도 연락해 놨어. 더 높은 급의 의료 인력이 대기 중이야.”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육지에 닿기를 간절히 바랐다.
반 시간이 지나 요트가 드디어 부두에 닿았다.
정찬혁과 서다인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 뒤에는 낯선 제복 차림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가장 앞에 서 있는 백발이지만 정정한 노인의 얼굴은 송가빈에게 낯익었다.
그건 서다인 집안의 정원사 할아버지였다.
정찬수는 송가빈을 안은 채 배에서 내려 곧장 다가갔다.
“외할아버지.”
진혁권은 가볍게 대꾸하면서 놀란 듯한 송가빈의 얼굴을 보고는 온화하게 웃었다.
“가빈 씨, 또 만나게 됐네.”
눈앞의 상황에 모든 걸 이해한 송가빈은 몸을 비틀며 내려달라고 했지만 정찬수는 놓아주지 않았다.
진혁권 역시 말했다.
“가빈 씨가 찬수의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지금 이놈은 단 1분도 가빈 씨를 놓고 싶지 않을 거야. 자, 우선 병원부터 가야 하니까 차에 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멀리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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