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화
송가빈은 몸을 비틀어 빠져나오려 했지만 정찬수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정찬수는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송가빈을 안은 채 심문실로 들어갔다.
정찬수는 의자에 앉아 송가빈을 무릎 위에 가로로 앉히고 느슨하게 품에 안았다.
송가빈은 주위를 둘러봤다.
심문실 안에는 맞은편 경찰 둘이 앉은 자리 말고는 피심문자용 의자가 하나뿐이었다.
지금 정찬수가 앉아 있는 바로 그 자리였고 결국 송가빈이 앉을 만한 곳은 딱히 없었다.
조금 전 휠체어를 준비하러 갔던 여경도 돌아와서는 정찬수 품에 앉아 있는 송가빈을 보고는 더 이상 휠체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송가빈 씨?”
경찰이 절차상 질문을 시작하자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납치 과정을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송가빈은 기억을 더듬어 말했다.
“뒤에서 습격을 당하고 정신을 잃었어요. 깨어났을 때는 공해에 떠 있는 요트 안이었고 선실 침대에 수갑으로 묶여 있었어요.”
송가빈은 수갑이라 말하는 순간 그녀의 품을 감싸고 있던 팔에 순간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금세 아무렇지 않은 듯 풀려 잠깐의 착각 같기도 했다.
“납치한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네.”
“그게 누구죠?”
“제 전남편 박동진이요.”
“박동진이 송가빈 씨를 납치한 목적은 무엇인가요? 감정 때문인가요? 아니면 금전 문제 때문인가요?”
“...박동진은 돈이 많아요. 저는 빈털터리고요.”
“그렇다면 감정 때문이겠군요. 혹시 강제로 원치 않는 행위를 한 적이 있나요?”
“제 자유를 제한했고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했어요.”
“그 외에는요?”
“제가 듣기 싫어하는 말들을 했어요.”
“또 다른 건요?”
“없어요.”
송가빈은 덧붙였다.
“박동진은 제 몸을 침범하지 않았어요.”
경찰은 예상치 못했다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송가빈은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저도 박동진의 행동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지만, 박동진은 저한테 아무 짓도 한 적 없어요.”
경찰은 곁눈질로 송가빈의 명목상 남편인 정찬수를 바라봤다.
정찬수는 다만 미간을 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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