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이 셔츠는 태리에서 맞춘 거예요. 1억 2,000만 원 정도 들었죠.”
송가빈은 그 말에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정 변호사, 그 태리 재봉사랑 짜고 사기라도 치는 거예요? 그냥 강도잖아요.”
정찬수는 어깨를 으쓱였다.
“수작업 맞춤에 체형에 딱 맞게 만들었으니 당연히 비싸죠. 참고로 결제 내역서도 있어요. 금액이 딱 찍혀 있으니까 잡아떼도 소용없어요.”
송가빈은 이를 악물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욕을 뱉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박동진이랑 차라리 한바탕 싸울 걸 그랬다.
두 놈한테 연달아 1억이나 털릴 바에는 호텔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게 훨씬 나았을 거였다.
정찬수는 표정이 굳어버린 송가빈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박동진은 송가빈 씨한테 돈을 안 주나요? 1억쯤이야 송가빈 씨가 거뜬하게 낼 수 있는 게 아닌가요?”
사실 박동진은 송가빈이 필요한 건 물론이고 필요하지 않은 것도 잔뜩 사다 줄 정도로 후했다.
“그 사람 돈은 쓰기 싫어요.”
정찬수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또 물었다.
“당장 이혼할 거라서 그래요?”
“뭐... 그 이유도 있고요.”
송가빈은 일부로 목소리를 낮췄다.
“저 할부로 갚을게요. 취직하면 조금씩 갚을게요.”
...
오후, 송가빈의 전화에 낯선 번호가 떴다.
송가빈은 잠깐 고민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양유정이었다.
“가빈아, 너 지금 어디야?! 박동진이 호텔에서 미쳐 날뛰고 있어.”
“나... 지금은 박동진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 잠깐 나왔어.”
“지금 있는 데는 안전한 거지?”
“안전은 한데... 좀 비싸.”
“괜찮아. 돈이 필요하면 선영한테 연락해. 언제든 송금할 수 있어.”
“아직 괜찮아. 이제 필요하면 연락할게.”
양유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넌 못 봐서 그래. 박동진이 지금 완전 미친 사자처럼 날뛰고 있다니까? 진짜 섬뜩할 정도로 무서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송가빈이 입을 열었다.
“우린 이제 끝났어. 박동진이 지금은 못 받아들이겠지만 나중에 애를 낳으면 정신없어서 나한텐 신경도 못 쓸 거야.”
양유정은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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