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송가빈의 시선이 수십 명의 경호원 위를 매섭게 훑었는데 그 시선은 마치 날이 선 쇠칼과도 같았다.
“박동진, 넌 내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줄 수 있다며? 그럼 이번 조건도 들어줘. 그럼 널 따라갈게.”
송가빈은 고개를 들고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박동진의 눈동자를 빤히 노려봤다.
박동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양유정 옷을 벗긴 사람이 나라면 어쩔 건데?”
“그럼 난 직접 네 손을 잘라버릴 거야.”
송가빈의 말에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난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
박동진은 입을 꼭 다물고 싸늘한 눈빛으로 송가빈을 바라봤다.
“가빈아, 우리가 그렇게 사랑했던 사이가 아니었더라면 난 네가 여자를 사랑하는 동성애자인 줄 알았을 거야.”
“네 맘대로 생각해.”
“양유정이 너한테 그렇게 중요해? 남편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을 정도야?”
송가빈은 그 말이 너무 우스웠다.
“오 교수도 모자라 이젠 양유정도 그쪽으로 생각해? 하나는 남자고 하나는 여자야. 네 말만 들으면 난 그냥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 잡아먹는 변태잖아.”
“난 네 눈에 나만 있길 바랐어. 항상 네 인생 1순위로 남고 싶었어.”
“그런 사람이 양유정을 협박 수단으로 써? 게다가 이렇게 난폭한 수단으로...”
그날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 사건 이후,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던 양유정은 수없이 자살을 시도했다.
수면제를 삼키고 목을 맸고 심지어 옥상에서 뛰어내릴 뻔한 적도 있었다.
양유정은 이미 더렵혀진 본인이 너무 싫었다.
그 힘든 시기를 함께 버틴 건 송가빈과 오 교수였다.
오 교수는 양유정을 부드럽게 달래기도 했다.
“잘못한 건 네가 아니라 마음이 썩은 그 남자들이야. 넌 더럽혀진 게 아니라 심각한 상처를 받았을 뿐이야. 그리고 넌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랐던 사랑스러운 소녀일 뿐이야.”
양유정은 꼭대기 층에서 목 놓아 펑펑 울었고 송가빈을 껴안은 채 진심을 담아 말했다.
“가빈아, 난 더 이상 그 악몽 속에 살기 싫어.”
송가빈은 양유정의 등을 토닥이며 조용히 속삭였다.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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