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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박재명과 강영란은 이렇게 화난 아들의 모습을 본 적 없었다. 박동진의 매서운 눈매로 차갑게 말했다. “아빠, 가빈이는 당신 며느리예요.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가정부가 엄청난 인기척에 급히 주방에서 달려왔을 때 식당은 이미 엉망진창이 된 후였다. 음식은 바닥에 다 쏟아졌고 깨진 그릇 파편이 여기저기 튀었으며 몇몇 조각은 별장 문 앞까지 날아간다. 눈앞의 광경만으로도 박동진이 얼마나 화났는지 알 수 있었다. 박재명도 아들의 반응에 화를 냈다. “난 처음부터 이 며느리를 인정한 적 없어! 잘 들어, 아이를 낳을 수 있어야만 우리 박씨 집안 며느리가 될 자격 있어! 그게 아니면 아무도 우리 집안에 들어올 자격 없어!” 박동진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네. 저도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앞으로 여기 있을 수 없겠네요.” 박동진이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강영란은 아들을 붙잡았다. “동진아, 왜 이러는 거야?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두 분은 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가빈이를 함정으로 빠뜨렸어요. 제가 괴로워할 거란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강영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방식이 조금 과하긴 했지만 네 아빠도 너희 두 사람이 완전히 끝나게 하려고 그런 거야. 우리는 그냥... 송가빈이 남자가 너무 많아서 받아들일 수 없었어. 너 아직도 송가빈이 좋아?” “네, 좋아요!” 박동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두 분, 잘 들으세요. 가빈이가 무슨 짓을 하든 또 무슨 일이 있었든 저는 가빈이와 함께할 거예요!” 박동진은 성큼성큼 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수연이 뱃속의 손주가 그렇게 소중하면 미래의 상속자도 생겼으니 그 아이를 잘 키워보세요. 아들인 저도 중요하지 않아 보이니까 저 같은 아들은 없다고 생각하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쾅 소리와 함께 박동진은 강영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박재명은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 “도대체 송가빈이 어떻게 홀렸기에 저러는 거지?” 이때 집의 전화기가 울렸고 가정부가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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