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박재명은 놀란 눈으로 정찬수를 바라보았다.
정찬수는 여전히 건들거리는 도련님의 모습으로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여자를 때리면 안 되죠.”
박재명은 자신이 평생 소중히 간직했던 서화가 모두 타버리자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
“찬수야, 이걸 놔라! 저 여자는 미쳤어! 내가 저런 여자를 들이는 게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박재명이 벗어나려고 했지만 정찬수는 손에 더 힘을 주었다.
나이 차이와 체력 차이가 커서 정찬수가 손을 놓지 않는 한 박재명은 그의 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넌 동진이의 친구잖아. 우리를 도와야지 왜 저 미친년은 돕는 거야? 이게 무슨 짓이야?”
정찬수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미친년이요? 가빈 씨가 왜 저러는지 정말 몰라서 그래요?”
강영란의 표정이 빠르게 변했다.
“우리가 뭘 알아야 하는 건데? 집에서 자고 있다가 이런 봉변을 당했어. 저 미친년이 갑자기 들어와서 서재를 태웠는데 보고만 있어야 해?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송가빈은 강영란을 보고 문득 뭔가 생각났다.
“아줌마를 잊을 뻔했네요.”
송가빈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아줌마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 뭐였죠? 아, 생각났어요. 그 난초 화분...”
송가빈이 곧장 2층 화방으로 달려가자 강영란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너 뭐 하는 거야? 거기 안 서?”
강영란이 부를수록 송가빈은 더 빨리 뛰었으며 어느덧 2층에 도착해 난초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강영란은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안 돼...”
“뭐가 안 되는 건데요?”
“내 난초!”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난초 화분은 2층에서 아래층 마룻바닥으로 떨어졌다. 화분은 깨지고 흙이 바닥에 흩어졌으며 난초는 통째로 밖에 드러났다.
“악!!!”
강영란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부서진 난초 화분을 향해 달려갔지만 송가빈이 더 빨랐다.
송가빈은 빠르게 계단을 내려와 강영란보다 먼저 바닥의 난초를 주웠다.
송가빈은 강영란이 5년 동안 정성껏 가꿔서 겨우 3송이의 꽃을 피워낸 난초를 한 송이 한 송이씩 뜯어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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