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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정찬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하는 거 봐서요.” “네?” “임수연 뱃속의 아이가 박동진 애가 아니라고 해도 생각을 바꾸지 말아요.” 송가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절대 그럴 일 없어요. 저랑 박동진의 문제는 임수연이 아니라...” 송가빈은 갑자기 오 교수와 호텔에서 나올 때 찍힌 사진을 정찬수가 찍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녀는 정찬수의 속내를 점점 이해할 수 없었다. “정 대표님, 참 아는 게 많으신 것 같네요.” 정찬수는 눈썹을 찡긋거렸다. “왜 그렇게 생각해요?” “오 교수님과 함께 호텔에 갔을 때 어떻게 그렇게 공교롭게 호텔 밖을 지나가다가 마침 오해받을 만한 사진을 몇 장 찍은 걸까요? 그곳은 외진 곳이어서 대표님 같은 분이 새벽 5시에 갈만한 곳은 아니지 않나요? 대표님 신분에 전혀 어울리지 않잖아요?” 송가빈은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곧 말을 이어갔다. “임수연이 임신한 일도 그래요. 저는 임수연 뱃속의 아이가 박동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송가빈은 갑자기 경각심이 들었다. “도대체 뭘 원하시는 거죠?” 정찬수는 눈을 내리깔고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뭘 원하는 것 같아요?” “설마... 정말 양성애자는 아니시죠?” 정찬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럼 너무 짠하잖아요. 여자가 결혼했다고 십여 년을 기다리고, 또 남자가 결혼했다고 십여 년을 기다리면 이보다 더 불쌍할 수가 없네요.” 송가빈이 정말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보자 정찬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 눈살을 찌푸렸다. “허튼소리 좀 그만하시죠.” “정 대표님, 질문 하나 더 해도 될까요?” “해요.” 송가빈은 너무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저를 그렇게 싫어하시면서 왜 오늘은 저를 도운 거죠?” 송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로 거의 모든 건 정찬수가 안배했다. 먼저 친구를 동물 병원으로 보내 증거를 확보하고 했고 또 그녀를 데리고 가장 이른 항공편을 사서 호북시로 돌아왔다. 호국시에 도착한 뒤에는 즉시 부검사를 찾아 송이의 사망 원인을 확인했고 방금 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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