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심부름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기에 아무도 없으면 혼자서 치료하기가 벅찼다.
이규남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간 다음 방문을 닫았다.
조영호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설인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설인아의 침술은 서의학 의사에게 생소한 편이다.
따라서 한껏 위축된 모습으로 옆에 서 있었다.
차성민은 설인아한테서 시선을 떼지 않았고 전호웅을 어떻게 치료할지 사뭇 궁금했다.
그동안 수많은 의사의 손을 거쳐 갔지만 모두 실패에 그쳤다.
물론 한의학 의사도 다수 포함되었다.
설인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환자를 부축해서 앉히세요.”
차성민과 조영호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비록 그녀의 의도는 몰랐지만 순순히 대답했다.
“네.”
조영호가 반대편으로 걸어갔고, 두 사람은 침대 양쪽에 서서 전호웅을 조심조심 일으켰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 탓에 온몸이 무기력한 전호웅은 그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움직이는 게 느껴졌는지 비몽사몽 눈을 떴다.
이내 설인아를 바라보며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이 날 구했어?”
설인아는 노인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몸이 아픈 와중에도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할 정력이 남아 있다니.
설인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었다.
“네, 푹 주무시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예요.”
위로가 전해졌는지 전호웅은 천천히 눈을 감고 입을 다물었다.
설인아는 윗도리를 전부 벗겼다. 뼈만 앙상한 등에는 흉터가 가득했고, 심지어 어깨에 총알 자국도 선명했다.
전쟁에 참전했던 흔적인 만큼 전호웅을 향한 존경심이 저절로 생겼다.
설인아는 마음을 다잡고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전호웅의 등을 쓸어내리며 빠르게 침을 놓았는데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다.
조영호와 차성민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고작 20대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녀의 침술은 베테랑 한의사조차 따라잡기 힘들었다.
역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기 마련이다.
30분 후.
설인아는 마지막 은침을 빼내고 천천히 숨을 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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