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공우혁은 역시나 통이 큰 사람이었다. 소파에 털썩 앉은 그는 이내 수건으로 젖은 머리칼을 닦아 말리다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 사이에 그런 인사는 할 필요 없어요. 더구나 형수님은 지난번에 절 도와주셨잖아요.”
설인아는 입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었다. 간단히 안부 인사를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 공우혁은 아주 빠르게 영화의 대본을 그녀의 메일로 전송했다. 대충 훑어본 설인아는 자신이 일전에 봤던 대본임을 확인했다. 올라간 그녀의 입꼬리엔 비웃음이 가득 걸려 있었다.
‘절망이라...'
그녀는 육진수에게 진정한 절망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맛보게 할 생각이다. 육진수의 메일을 찾아낸 후 바로 대본을 그에게 보내버렸다. 그녀가 보내자마자 육진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눌러 읽어보았다.
[육진수: 받았어. 내가 일단 읽어볼게.]
설인아는 담담한 눈빛으로 그의 답장을 읽은 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육진수의 일을 해결한 후 다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했으니 말이다. 업무에 몰두한 설인아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고 어느새 한 시간 훌쩍 지났다. 목이 뻐근한 느낌에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했다.
이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고 시선을 돌리자 핸드폰 화면에 뜬 육진수의 이름이 보였다. 스피커 모드로 받은 후 대충 책상에 내려놓고 계속 스트레칭을 했다.
“어. 왜.”
육진수는 그런 설인아의 태도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아야, 너 정말 대단해. 이런 대본은 대체 어디서 구한 거야? 정말 너무 재밌잖아.”
전부터 그는 매니저와 함께 연말에서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을 물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설인아가 보내준 「절망」이라는 작품은 분명 그를 연예계에서 화려한 업적을 이루게 할 수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설인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대답했다.
“응. 마음에 들면 됐어.”
육진수는 너무 기뻤던 나머지 설인아에게 화가 나 있던 것도 풀려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인아야, 도와줘서 고마워. 나중에 내가 크게 한턱 살게.”
그도 설인아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