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화
그 순간 설형우는 설인아의 손목을 꽉 잡았다. 설인아는 그의 손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설 대표님, 여기서 망신을 당해도 괜찮으신가 봐요? 정말로 그런 거라면 계속해보세요.”
띵.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또 한 번 열리며 직원들이 우르르 내렸다. 설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잡고 있던 설인아의 손목을 확 놓으면서 차갑게 명령하듯 말했다.
“내 방으로 와.”
그는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설인아는 고개를 돌려 디자인부서를 보았다. 대회가 코앞이고 스케치도 이제야 끝냈기에 한시라도 빨리 마음에 드는 재료를 찾아야 했다. 그녀에게는 설형우를 상대할 시간이 없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금방 나온 직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대표님과 설인아 씨가 싸운 건가?'
‘혹시 어제 SNS에서 난리였던 글 때문에?'
시선을 주고받던 그들은 당연히 설형우가 자기 딸이 밖에서 남자를 홀리고 다니는 것에 참을 수가 없어 그러는 것으로 생각했다.
반 시간 후 디자인부서의 전화가 울렸다. 마침 지나가던 시아연이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네, 영설 그룹 디자인 팀입니다.”
설형우의 잔뜩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렸다.
“당장 설인아한테 내 방으로 올라오라고 하세요. 계속 버티고 안 온다면 내일부터 영설 그룹에 발 들일 생각은 하지 말라고 전해요!”
무방비 상태로 전화를 받은 시아연은 고막이 터지는 기분에 본능적으로 멀찍이 들었다. 놀란 그녀는 연거푸 대답했다.
“네, 대표님. 네, 네... 알겠습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무슨 일인 거지?'
‘그렇게 화가 나신 건 처음이었어. 설마 설인아 씨에게 불똥이라도 튀는 건 아니겠지...'
더는 상상을 이어갈 수 없었던 그녀는 설인아의 책상 앞으로 다가가 조금 걱정되는 얼굴로 말했다.
“인아 씨, 대표님께서 할 말이 있으시다고 방으로 오라고 하셨어요.”
설인아는 고개조차 들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네.”
시아연은 움직일 생각이 전혀 없는 그녀를 보고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정말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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