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화
나지운은 보기만 해도 침이 흘러나왔지만 손을 댈 엄두는 나지 않았다. 아무리 설인아에게 성욕을 느낀다고 해도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그녀가 그의 몸을 전부 다 치료하기 전까지 말이다.
...
다음 날, 설인아는 아침 일찍 회사로 왔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흰색 원피스를 입은 심유나가 회사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안색은 창백했고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바람이라도 불면 힘없이 날아갈 것 같기도 했다. 미간을 구긴 설인아는 한동안 못 본 새에 갑자기 왜 갑자기 초췌해졌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심유나는 설인아를 보자마자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다가 멈칫했다. 어딘가 망설이는 듯한 모습이었다. 설인아는 그런 심유나에게 다가갔다. 입을 열기도 전에 심유나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
“인아야, 우리...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설인아의 시야에 카페가 들어왔다. 살짝 눈빛이 흔들려버린 설인아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카페로 들어오면서 주문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져다주었다.
“맛있게 드세요.”
직원이 떠나자 설인아는 커피를 마셨고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의아한 눈빛으로 심유나를 보았다.
“그래서 무슨 일로 찾아온 건데?”
심유나는 들어온 뒤로 지금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올려둔 손은 그녀의 불안한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는 것인지 부단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참 지나서야 작은 목소리로 설인아에게 말했다.
“지난번 일은 미안해.”
심유나는 줄곧 설인아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설인아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며 계속 미루다가 지금에야 용기를 내서 찾아온 것이다. 설인아는 여전히 냉담한 표정이었다.
“이미 전에 전화로 사과했었잖아. 그러니 더 사과할 필요는 없어.”
심유나의 행동으로 실망을 느낀 건 사실이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여하간에 심유나는 돈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다만 앞으로 예전처럼 지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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