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장 없던 일로 할 거예요
한수호는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화살을 뽑았다.
한수호, 이서아, 신강우 세 사람은 동등한 수준이었지만 임윤진은 세 번 연속으로 화살이 과녁을 빗나갔다. 심지어 그중 한 번은 화살이 반쯤 날아가다가 땅에 떨어져 버렸다.
결국 1라운드의 승자는 이서아와 한수호였다.
때마침 한수호의 휴대폰이 울렸고 한수호가 신강우를 향해 잠시 기다려달라고 손짓하자 신강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대표님, 편히 통화하세요. 저는 서아 씨에게 레슨을 받고 있을게요.”
한수호는 이서아가 원래 SY그룹에 입사하기로 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손가락을 살짝 꼬집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두 번째 라운드에서는 이 비서와 신 대표님이 겨루세요. 승패가 어떻게 나든 다 인정할게요.”
“이 비서, 신 대표님한테서 잘 배워.”
그러자 이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
“네.”
그제야 한수호는 멀리 걸어가서 전화를 받았다.
신강우는 복합 활로 바꾸고 이서아에게 다가갔다.
“복합 활은 전통 활보다 훨씬 힘이 많이 드는데 이 비서님은 마르고 연약해 보여도 이렇게 힘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힘은 쓰면 생기면 거죠, 뭐. 전통 활은 화살대가 없어서 다루기가 쉽지 않은데 전통 활로도 잘 쏘신 신 대표님과 한 대표님이야말로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서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오히려 화살대가 있으면 더 자유롭지 못하고 컨트롤 당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신강우가 활을 당기며 말했다.
그 말에 이서아는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눈썹을 추켜세웠다.
‘그런 거였군.’
화살대가 있는 복합 활은 화살을 어느 위치에 놓아야 하고 어떻게 조준해야 하는지를 다 규정해 준다.
한수호든 신강우든 업계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비즈니스계를 통솔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에게 통제와 제약을 받는 것이었다. 그런 그들은 전통 활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을까?
아마도 전통 활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하고 원하는 방향대로 날아가서일 것이다.
이것 또한 통제 욕구가 강한 표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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