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장 망상

양궁장에 여자 셋만 남게 되었다. 소윤정만큼 깊게 생각하지 않은 임윤진은 불쾌한 듯 눈을 흘기고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양궁이 뭐가 그렇게 재밌다고 하는 건지. 손이 아파 죽겠어요!” 그러자 소윤정은 냉정하게 말했다. “그래서 윤진 씨는 신 대표님한테 민폐만 끼칠 거라고 했던 거예요. 윤진 씨, 자각이 있어야지 억지를 부려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못하는 건 못하는 거예요. 억지로 버텨봤자 결국에는 질 거예요.” 이 말은 양궁뿐만 아니라 남자의 마음을 얻는 것도 가리켰다. 임윤진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아서 당연히 알아들었다. “소 비서!” 고개를 휙 돌리자 한 손에 양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팔짱을 끼고 무심한 자세로 서 있는 소윤정의 모습의 모습이 보였다. 햇빛이 그녀의 온몸에 쏟아졌는데 특히 맨다리는 빛이 날 정도로 하얬다. 소윤정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임윤진은 원래 소윤정에게 굴욕을 주기 위해서 양산을 잡아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뒤늦게야 그녀와 함께 서 있는 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굴욕을 주게 됐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소윤정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던 임윤진은 소윤정이 감히 자신에게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것을 듣고 바로 그녀를 힘껏 밀쳤다. “이 나쁜 년! 넌 내 옆에 서 있을 자격이 없어!” 임윤진이 자신을 밀칠 줄은 예상치 못해 방심하고 있던 소윤정은 몇 발짝 뒤로 밀려나면서 실수로 이서아의 발을 밟았다. 소윤정은 곧바로 사과했다. “죄송해요...” 그런데 이서아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임윤진은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어디서 교양 있는 척이야! 내가 너희 같은 사람을 모를 줄 알아? 얼굴이 예쁘고 남자들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해서 너희가 정말 사모님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거 다 망상이야!” “남자들이 너희랑 자다가 질리면 바로 돌아서서 너희를 버릴 거야. 너희 이름을 기억이나 할 줄 알아?” 이서아는 고개를 들어 임윤진을 바라보았고 소윤정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임윤진 씨, 미친 사람처럼 왜 이래요? 이분은 한 대표님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