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2장 스스로 벗어

그렇다. 점심때 이서아가 다 먹지 못한 국은 한수호가 가져갔다. 당시 이서아의 표정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귀신을 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한수호가 이서아의 상의를 올려 버리자 이서아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서아가 다급히 외쳤다. “대표님, 잠깐만요. 저 생리 중이에요!” 그러자 한수호는 갑자기 코웃음을 쳤다. “오후에는 온천에 갔으면서 이제 와서 생리 중이야?” 이서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전 물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냥 옆에서 발만 담갔어요. 믿지 않으시면 최현아 씨에게 물어보세요.” 한수호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매우 차가웠다. “하기 싫으면 계약에 대해 얘기해. 권소혜가 답장했어?” 이서아는 침을 삼키고 손을 들어 그를 밀쳐내려 했다. “아직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았어요. 지금 확인하러... 웁!” 이서아가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한수호는 주저하지 않고 그녀의 어깨를 잡아 침대 머리맡에 힘껏 눌렀다. 어깨가 침대 머리맡의 장식에 부딪혀 이서아는 아픔에 숨을 들이쉬었다. 한수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이서아, 날 바보로 아는 거야? 넌 계약서를 권소혜에게 보내지 않았잖아. 넌 계약할 마음도 없고 스타 그룹으로 돌아가는 것도 싫고 내 옆에 돌아오는 것도, 나와 관계를 갖는 것도 싫은 거지?” “날 속여 동의한 척하면서 네 어머니가 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한 거잖아. 지금 네 어머니가 회복도 했고 안전해졌으니 이제 나를 떠나려는 거지, 그렇지?” 이서아는 한수호 얼굴의 뚜렷한 분노를 보고 숨을 참았다. “세상에 그렇게 쉬운 일이 있다고 생각해?” 한수호는 이서아의 어깨를 누르던 손을 그녀의 목으로 옮겼다. 힘을 주지 않았지만 이서아는 그의 손에 목이 잡히자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한수호는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물었다. “넌 네가 목숨이 몇 개인 줄 알고 나랑 장난치는 거야?” 이서아는 입술을 깨물며 한 글자 한 글자 말했다. “제가 생리 중이라고 분명히 말했어요. 제가 굳이 그런 거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