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3장 어떻게 해야 놓아줄 수 있을까?

도대체 누가 누구를 화나게 했다는 거지? 그리고 이서아가 한수호를 화나게 했다고 해서 그가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가? 이 규칙은 누가 정한 거지? 역시 한수호겠지? 그의 말이 곧 법이었다. 이서아는 화가 나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한수호는 입가를 문지르자 피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서아는 마치 야생 고양이처럼 그를 물었다. 한수호는 침을 한 번 꿀꺽 삼키며 말했다. “제대로 앉아. 또 부딪혀서 나를 노려보지 말고.” 원래 산길은 구불구불 돌아간다. 이서아는 억지로 화를 삼키며 좌석에 앉아 손잡이를 꽉 잡았다. 한수호는 기어를 바꾸고 브레이크를 풀어 차를 몰고 경사로에서 내려갔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집이 어디인지 묻지 않았고 이서아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서아는 그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서아는 자신이 한수호의 통제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한수호는 이서아에게서 눈길을 뗀 적이 없었고 계속해서 그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차는 드디어 산 밑에 도착했고 큰 도로에 접어들었다. 이곳은 길은 곧고 가로등은 밝았다. 한수호는 이제야 여유를 가지고 조수석에 앉아 있는 이서아를 흘끗 바라볼 수 있었다. 이서아는 고개를 돌리고 차문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매우 피곤한 듯 숨소리가 약간 거칠었고 미간은 찡그려져 있었다. 마치 풀리지 않는 걱정이 있는 것 같았다. 한수호는 몇 번이나 이서아를 흘끗 보았지만 그녀가 계속해서 신강인을 언급했던 것을 생각하자 다시 짜증이 나서 시선을 돌리고 두 손으로 운전대를 꽉 쥐었다. 이서아는 진짜로 잠든 게 아니었다. 잠들 수가 없었다. 몸이 오싹거리며 열이 나는 것 같았는데 이 느낌이 낯설지 않았다. 그때 임씨 가문 크루즈에서 아파서 쓰러졌을 때도 이랬다. 아마도 요즘 일 때문에 바쁘고 제대로 쉬지 못한 데다가 환경이 바뀌어서 잘 적응하지 못해 병이 이렇게 심하게 온 것 같았다. 호텔에 도착하자 차가 멈췄고 이서아는 바로 깨어나 얼버무리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리고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