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0장 유 대표님의 고백을 받아주세요

설소연은 유지호가 자신에게 굴욕을 주려고 한 말이라는 걸 깨닫고 얼굴이 붉어졌다. “저, 저는 일부러 이 비서님을 난감하게 한 게 아니라 이 비서님이...” 유지호가 끼어들며 말했다. “네. 그러지 않아겠죠. 하지만 내가 오늘 저녁을 사는 거니까 누구를 초대할지 선택할 권리가 내게 있어요. 난 설 비서를 초대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까 먼저 가줄래요? 정말 눈에 거슬리거든요.” “...” 이렇게 대놓고 쫓겨나니 설소연도 어쩔 수 없이 이서아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노려보았다. 이서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설소연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설소연은 결국 고개를 숙이고 떠났다. 유지호는 이서아에게 다가갔다. 이서아는 그가 자신을 도와주려고 그렇게 말한 것을 알았고 호의에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유 대표님. 하지만 굳이 이럴 필요는 없어요.” “안 돼요. 누가 이 비서를 괴롭히면 나도 그 사람을 괴롭힐 거예요.” 유지호는 웃음을 머금고 돌아서서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다들 오늘은 마음껏 먹고 마시고 즐기세요. 이 비서가 사는 거지만 나는 이 비서를 쫓아다니는 사람으로서 내가 계산할게요.” 이서아는 말문이 막혔다. “...” 유지호는 언제나 자신을 그녀의 구애자라고 하면서 정체성을 과시하고 있었다. ... “한 대표님?” 옆에 있던 클라이언트가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한수호는 ‘드림 라이프’를 바라보고 있다가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끄덕이며 클라이언트와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 있던 사람들이 들어왔다. 유지호는 이서아의 옆에 서 있었다. 유지호는 이서아에게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는데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대형 댕댕이’였다. 이제 이서아는 유지호를 그리 꺼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한수호를 대할 때처럼 강하게 거부하지 않았다. 한수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소매 단추를 정리했다. 이서아는 누군가의 시선을 감지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계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