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1장 마음껏 소리쳐 봐

이서아의 핸드폰이 적절한 타이밍에 울렸다. 이서아는 발신자를 확인하고는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 “신 대표님 전화네요. 아마 급한 일일 거예요. 나가서 받을게요. 여러분 먼저 드세요. 저 기다리지 말고.” 사람들은 아쉬운 듯 소리를 냈지만 이서아는 신경 쓰지 않고 빠르게 테라스의 유리문을 열고 나갔다. 유지호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손에 든 술잔의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의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이서아는 휴드폰 알람을 껐고 표정은 차갑게 변했다. 그녀는 오늘 밤이 지나면 유지호에게 이런 일을 다시 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하기로 결심했다. 놀고 즐기는 건 괜찮지만 이런 식의 협박은 정말 싫었다. 테라스는 넓었고 온갖 꽃과 식물들로 가득했다.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설치된 스탠드 조명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이서아는 곧바로 룸으로 돌아가지 않고 밖에서 30분 정도 더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꽃 사이를 산책하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할까 고민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큰 수술을 겪은 후로 진영자의 회복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진영자는 반응이 많이 느려졌고 약간 둔해졌으며 가끔 대화를 할 때도 한참 후에야 대답하곤 했다. 그들은 의사에게 상담을 했지만 의사도 뚜렷한 설명을 해주지 못했다. 그저 가족들에게 곁에 많이 있어주라고만 했다. 이서아는 서종시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용산까지는 고속열차로 두 시간 거리였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지만 매일 갈 수는 없었고 주말에만 집에 갔다. 평소에는 전화로 연락을 했다. 이서아는 전화를 걸었지만 아직 통화가 연결이 되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를 구석으로 밀어붙였다. 무방비 상태였던 이서아는 기습당해 휴드폰을 떨어뜨렸고 전화는 자동으로 끊겼다. 차가운 벽에 등짝이 붙자 소름이 돋았다. 이서아는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유 대표님, 뭐 하시는 거예요!” 테라스는 원래도 어두웠는데 구석은 더더욱 불빛이 없었다. 이서아는 당황한 나머지 상대의 얼굴을 보지 못했고 남자라는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