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8장 한수호와 다시 만날 생각이 있는 건가?

이서아는 고개를 숙이고 계속 죽을 먹었다. 죽에 넣은 대추와 구기자로 인해 맛이 약간 달콤했지만 지금 목이 불편한 그녀에게 단맛은 더 불편했다. 조금 전에 차라리 국수 한 그릇을 끓여 먹을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지만 음식을 낭비하기 싫어서 죽을 계속 먹었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미성년자 때 했던 말도 지켜야 해?” 그 말에 이서아는 순식간에 고개를 들었다. 조금 전에 이서아가 쟁반을 던지고 뻔뻔하게 모든 여자와의 관계를 끊으라고 했을 때는 화를 내지 않던 한수호가 지금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와 임정우는 진지했겠지만 모두가 너희처럼 어릴 때부터 깊은 사랑에 빠지는 건 아니야. 우린 그냥 한때 즐겼던 것뿐이야. 첫사랑이라 부를 것도 없어.” 이서아와 임정우도 고등학교 때 만났었다. 이서아는 숟가락을 꽉 쥐고 말했다. “지킬 필요도 없고 다 상관없다고요? 그럼 왜 아직도 최현아 씨의 말을 잘 듣고 있어요?” 한수호는 자신이 언제 최현아의 말을 그렇게 잘 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서아는 다시 죽을 몇 입 더 먹었다. 목이 점점 더 끈적거리고 불편해져서 결국 일어나 배즙을 한 잔 따르러 갔다. 한수호는 몸을 뒤로 젖히고 의자에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 이서아가 물을 따르고 돌아왔을 때 한수호는 테이블을 가리켰다. “빨리 먹어. 다 먹으면 내가 병원에 데려다 줄게. 네 목이 회복되면 다시 이야기하자.” 그러나 이서아는 말했다. “저 혼자 병원에 갈 수 있어요. 저는 한 대표님 차비를 감당할 수 없어요.” 그러자 한수호는 눈가에 웃음기를 띠며 말했다. “고작 800만 원 때문에 언제까지 그렇게 할 거야? 그리고 그 돈은 내가 안 받았잖아? 네 계좌로 다시 돌아갔을 텐데?” 이서아는 한수호가 돈을 받았는지 신경 쓰지 않았었다. 휴대폰을 꺼내 확인하니 정말로 24시간이 지나 돈이 자동으로 반환된 것을 확인했다. ... 병원에서 나온 이서아는 마침 회사로 가는 버스가 정거장에 정차하는 것을 보고 서둘러 뛰어가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