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6장 또 나를 믿지 않는구나

유지호는 최현아의 말을 듣고는 이서아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며 복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이서아는 숨을 고르며 또렷하게 말했다. “최현아 씨의 모든 비난은 제가 한 대표님 때문에 현아 씨에게 적대감을 품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네요.” “하지만 저는 한 대표님과 반년 전에 이미 헤어졌고 다시 만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저는 현아 씨를 경쟁자로 여길 이유가 전혀 없다는 말이에요.” 한수호는 하은영과 함께 경찰서에 들어서면서 이서아의 단호하고 여지를 남기지 않는 말을 들었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깊고 어두운 눈길로 이서아를 응시했다. 그들은 복도 양쪽 끝에 있었고 이서아는 최현아와 유지호 뒤로 한수호를 보았다. 그의 시선을 마주하자 이서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서아는 흐트러지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또한 중신 그룹은 단지 계약 시기를 미룬 것일 뿐, SY 그룹과 협력을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협력을 성사시킬 가능성은 매우 높으므로 계약을 망쳤다는 말도 성립하지 않고요. 계약이 망가지지 않았으니 우리 사이에 원한도 없어요.” “마지막으로, 저는 그저 평범한 회사원일 뿐입니다. 아무런 배경도 없는 제가 왜 굳이 현아 씨를 괴롭혀서 스스로 불구덩이에 뛰어들겠어요? 논리적으로 맞지 않잖아요. 그러니 정말로 제가 한 일이 아니에요.” 유지호는 원래 이서아에게 약간의 의심을 품고 있었다. 어제 이서아가 화를 내며 자기 여동생을 단속 잘하라고 했을 때 분노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서아의 세 가지 설명을 들은 후에는 그녀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현아는 한 마디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네 계획이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너한테 아무런 피해가 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뭐든지 할 수 있는 거겠지!” 최현아는 유지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면서 말했다. “오빠, 오빠. 바로 저 여자야! 이서아가 그 두 남자를 보낸 거라고. 이서아 말고는 아무도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