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장 잘못한 것만 기억하고 도와줬던 건 다 잊은 거야?

이서아는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고자 통화를 즉시 종료했다. “유 대표님, 조언 감사합니다.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일찍 쉬세요.” 통화를 마치자마자 한수호가 이서아를 갑자기 집 밖으로 끌어내어 벽에 밀어붙였다. 이서아는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내며 외쳤다. “한 대표님!” 한수호는 한 손으로 벽을 짚고 다른 손으로 이서아의 턱을 움켜잡았다. 그러면서 사나운 기운을 내뿜었다. “평소에 이런 대화를 해? 내가 예전에 널 도와준 적이 없어? 허씨 가문에서 널 도와줬던 거, 드림 라이프에서 널 도와줬던 거, 네 어머니의 인공심장 수술도 내가 도왔던 거, 다 잊었어?” 이서아는 고개를 비틀어 그의 손에서 벗어나며 말했다. “그건 유 대표님이 한 말이에요. 불만이 있으시면 유 대표님께 따지세요. 저랑은 무슨 상관이죠?” 한수호는 이서아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더 전에 네가 빚에 시달릴 때도 내가 도와주지 않았어?” 이서아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건 오래전 일이잖아요.” 한수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잘못한 것만 기억하고 도와주는 건 다 잊어버린 거야? 내가 그동안 많이 도와줬잖아.” 이서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수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놓아주고 돌아서서 떠나갔다. 마치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이서아는 한수호의 뒷모습이 엘리베이터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손으로 자신의 턱을 만져보니 아직 그의 손길이 남아 있었다. 유지호의 성격을 보면 그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연적을 모함하려는 의도였고, 이전에 한수호가 이서아 앞에서 신강인을 깎아내리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서아는 찡그린 표정으로 집으로 다시 들어와 문 옆의 도시락통을 보았다. 머뭇거리다가 도시락통을 집어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마치... 전에 이서아가 배가 지나치게 고파서 위병이 발작한 후부터 한수호는 그녀의 삼시 세끼를 엄청 신경 쓰는 것 같았다. 이서아가 도시락통을 열어보니 안에 반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