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장 건드리면 안 돼

“...” 그런 일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야지, 미리 준비하라고 통보하는 게 어디 있단 말인가? 한수호의 한마디에 이서아는 마음이 혼란스러워져서 밥을 먹는 내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밥을 겨우 다 먹고 나서 급히 전화를 걸어 옷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다. 그런데 한수호가 뒤에서 걸어오더니 그녀를 번쩍 들어올리며 낮게 말했다. “먼저 보상부터 받아야지.” 이서아는 그가 진짜로 이럴 줄은 몰랐고 안 된다고 버둥거리며 다리를 휘저었다. “수호 씨! 내려놔요! 이러면 안 돼요... 또... 잠깐만요!” 그 후의 말은 침실 문이 쿵 하고 닫히면서 다 차단됐다. 한수호는 이 호텔의 등급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역시 맨윗층이라 그런지 방음은 확실히 좋았다. 이서아가 아무리 크게 소리쳐도 밖에서 전혀 들리지 않을 것이다. ... 노정민은 아래층으로 내려와 자신의 차에 타서는 먼저 전화를 걸어 한수호가 시킨 일을 지시한 후,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는 강한 맛의 담배를 좋아했고 니코틴이 폐 속을 한 바퀴 돌게 한 후 천천히 내뱉었다. 폐에서 목구멍까지 타오르는 듯한 자극은 마치 독한 술을 마시는 것 같았다. 노정민은 이런 방법으로 방금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장면을 지우고 싶었다. 평소와 같은데 어딘가 좀 다른 이 비서. 평소와 같은 점은 그녀에게는 항상 자연스러운 관능이 있다는 것이었다. 꾸며낸 매력이나 의도적으로 뽐내는 요염함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서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에게 불순한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다른 점은 그가 그런 모습의 이서아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서아는 키가 컸고 남자의 셔츠는 그녀에게 약간 넉넉했지만 길이가 그렇게 길지는 않아서 옷자락이 엉덩이 밑까지만 내려왔다. 드러난 두 다리는 가늘고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노정민은 담배를 피우면서 두 개비를 연달아 태웠지만 감정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불안정한 것은 다른 곳이었다. 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낮게 욕을 내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