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장 다른 사람처럼
서종시에서 용산까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차로 약 네 시간이 걸렸다.
최현아와 관련된 일이 해결되자 이서아는 마음속에 얹혀 있던 큰 짐이 사라진 것 같았다. 이제 더는 고민할 것이 없어진 그녀는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고 그동안 놓친 메시지를 확인한 뒤 점점 졸음이 몰려왔다.
차 안에는 계피 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었고, 겨울 특유의 따스한 분위기가 감돌며 마치 잠을 유도하는 듯했다. 이서아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가 서서히 눈을 감았다.
깊이 잠든 건 아니었지만 한수호가 손을 뻗어 창문과 그녀의 머리 사이에 손을 넣어 쿠션처럼 받쳐줄 때, 이서아는 깨어났다.
이서아는 살짝 눈을 떠서 한수호를 바라보았다. 그는 한 손으로는 태블릿을 들고 이메일을 확인하고 있었고, 다른 손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머리를 받쳐주고 있었다. 그의 행동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마치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이래서 사람들은 남자가 진심일 때와 아닐 때가 전혀 다른 사람 같다고 말하는 걸까?’
앞쪽 차선이 나뉘기 시작하자 그들의 차는 방향을 틀었다. 이서아는 이제 막 깨어난 척하며 한수호의 손에서 머리를 살짝 뗀 뒤 눈을 떴다.
한수호는 고개를 돌려 이서아를 쳐다보며 물었다.
“더 안 자?”
이서아는 자세를 고치며 대답했다.
“네. 거의 다 왔죠?”
운전기사가 대답했다.
“고속도로에서 나가려면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그러자 이서아는 휴드폰을 들고 보는 척했다.
한수호는 자연스럽게 손을 거둬들였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이메일을 넘겨보았다.
한 시간쯤 지나 차는 봉천읍에 도착해 이서아의 집이 있는 골목 어귀에 멈췄다. 이서아는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한수호는 내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같이 안 내려요?”
한수호는 다리를 꼬고 앉아 서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부모님께 나를 어떻게 소개할 건데?”
“...”
이서아는 미처 그 점을 생각하지 못했다.
한수호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자격을 갖춘 후에 인사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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