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장 감히 그에게 위로받을 자격이 있나?

이서아는 재빨리 한수호의 품에서 벗어나 아래층을 힐끗 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대낮에 어떻게 들어온 거예요?” 한수호는 눈꺼풀을 살짝 내리며 말했다. “네 말은 오늘 밤에 다시 오라는 뜻이야?” 이서아는 그의 농담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침을 삼키고 말했다. “저 오늘 저녁 KTX 타고 서종시로 돌아가기로 해서 짐을 싸야 해요. 한 대표님이 여기 있는 거 불편하니까 돌아가 주세요.” “신강우가 아직 너한테 복귀하라고 하지 않았잖아?” 한수호는 침대에 앉고 이서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며칠만 더 있어.” 하지만 이서아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제가 출근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한 대표님께서 제 시야에서 사라져 주셨으면 해요.” 한수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수호의 뒤에는 창문이 있었고 노을이 비치며 그의 윤곽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덕분에 그의 공격적인 기운도 약해졌고, 말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그 여자는 더 이상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야.” 물론 그가 말하는 ‘그 여자’는 백인하였다. 이서아는 한수호가 지금 자신을 달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렇게 위로받을 자격이 자신에게 주어질 줄이야. 사실 예전과 비교하면 한수호는 지금 그녀에게 정말 잘해주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도와주고, 함께해주고, 보호해주고. 한수호는 진심으로 그녀를 좋아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잘해줌에도 불구하고 이서아는 그의 다시 시작해보자는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일까? 그것은 과거의 일들이 마치 가시처럼 이서아의 마음에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심장에 그 가시가 깊숙이 박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픔을 통해 심장이 움직이는 대가가 무엇인지 상기시켜 주었다. 오늘 한수호가 백인하를 감싸주었을 때 이서아는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로 인해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서아가 물었다. “한 대표님, 앞으로 다시는 제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나요?” 한수호는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