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장 수호가 충분히 잘해줬어

이서아는 잠시 멍해 있다가 입을 열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저도 아빠에게 아무런 불만 없어요. 딸이 크면 아빠랑 서먹해지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렇잖아요.” 그러나 이진태는 이서아의 말을 못 들은 듯 혼자서 중얼거렸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다시는 실수하지 않을 거야. 그 사람들이 또 찾아왔지만 이번에는 내가 반드시 너를 지킬 거야. 죽더라도 널 지킬 거야.” 이서아는 걸음을 멈췄다. 이진태의 말이 이상하게 느껴져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아빠,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진태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다 처리할 거야.” ‘전부 깨끗이 처리할 거야.’ 골목 끝에 도착하자 예약한 차가 이미 거기 서 있었다. 이진태는 이서아의 짐을 트렁크에 넣어주었다. 이때 이서아는 무언가 생각나서 말했다. “아빠, 그 한의사가 아빠 병을 고쳐줬지만 왠지 조금 이상한 것 같아요. 제가 그 사람의 정체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으니까 꼭 필요하지 않으면 다시는 그 사람을 찾지 마세요.” 이진태는 알겠다고 했다. 이서아는 차에 올라타 고속철도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서종시로 돌아가는 KTX에 탑승했다. 자리에 앉았고 주변은 조용했다. 하지만 이서아는 마음이 불안해서 아예 휴대폰을 꺼내 권소혜에게 전화를 걸었고 백인하의 교사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굉장히 어려워요. 증거가 없는 데다가 간병인이 증인으로 나서더라도 이길 가능성이 낮아요. 법원에서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즉 이서아는 백인하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백인하는 이미 도망간 상태였다. 이서아는 한숨을 쉬었다. 권소혜가 말했다. “한숨 쉬지 마요.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어요. 최현아 씨의 모든 범죄 증거를 모았어요. 유죄 판결받게 할 만큼 충분해요.” 이건 정말 좋은 소식이었다. 이서아는 코를 만지작거리며 웃었다. “역시 전문가 친구가 있어서 좋네요. 휴가 중에도 나 대신 일해주고. 내일 밥 살게요. 우리 밤낮으로 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