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장 자고 싶어

이서아는 바로 한수호를 밀어내려 했다. 그런데 곧 한수호의 몸이 너무 뜨겁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서아의 손바닥이 한수호의 가슴에 닿았을 때 옷을 몇 겹이나 입고 있는데도 그의 몸이 마치 불처럼 뜨겁게 느껴졌다. 이서아가 밀어냈을 때 한수호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거실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그 빛은 한수호의 희고 잘생긴 얼굴을 비추며 살짝 붉어진 그의 얼굴을 더 돋보이게 했다. 그의 이마에 내려온 짧은 머리카락이 눈을 살짝 가리면서 평소보다 덜 날카로워 보였다. 이서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한수호의 입술이 남긴 느낌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아 이서아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이서아는 한수호가 자신의 방 카드키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여기 왜 왔어요?” 그녀는 오늘 밤 연이어 몇 명에게 비슷한 말을 들었던 걸 떠올리며 냉랭하게 말했다. “한 대표님도 저한테 최현아 씨와 합의하라고 설득하려고 온 거예요? 지금 합의금이 20억 원인데 한 대표님은 얼마나 더 올릴 생각이세요?” ‘1억 원일까? 아니. 한 대표님은 돈이 많으니 아마 두 배로 올리겠지.’ 이서아는 한 쪽 입꼬리를 올렸다. 만약 한수호가 정말로 그런 말을 꺼낸다면 그녀는...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한수호가 고개를 들어 이서아를 바라보았다. 한수호의 눈빛은 흐릿했고 이서아는 그의 시선을 마주한 순간 생각이 멈췄다. 한수호는 완전히 다른 주제를 꺼냈다. “순둥아, 나 열 나.” 이서아는 순간적으로 목이 무언가에 꽉 죄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듯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한수호에게서 길 잃은 강아지가 보이는 듯한 환상이 떠오르다니. 귀가 축 처지고 불쌍한 표정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 애정을 구하는 길 잃은 강아지 같았다. “...” 이서아는 한수호가 눈밭에 서 있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이 답답해져서 고개를 억지로 돌렸다. “열이 나면 하 비서님한테 병원에 가서 의사를 데려오라고 해요. 왜 저한테 온 거예요? 전 병을 치료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