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7장 그녀의 약을 빌려 먹다

한수호는 여진수를 흘끗 쳐다보더니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무시했다. 한수호는 술을 한 모금 마셨다. 흐릿한 조명이 비추는 바에서 그의 표정은 모호했다. 여진수는 그를 고락을 함께 한 형제로 여기며 손가락을 튕겨 바텐더에게 술 한 잔을 주문하며 투덜거렸다. “여자들은 다들 왜 이렇게 까다로운 거야?” 담뱃갑을 꺼낸 여진수는 한수호에게 한 개비를 건넸다. 막 불을 붙였을 때 바의 저쪽에서 두 남자의 대화가 들려왔다. “안 돼. 요즘 임신 준비 중이라 술 담배는 건드리지 않을 거야. 난 레모네이드면 충분해.” 그 말을 듣고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던 두 남자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는 미묘하게 동기화된 동작으로 담배를 꺼버렸다. ... 한수호는 계속 서종시에 머무를 수 없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이서아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하은영을 데리고 용산으로 돌아갔다. 이서아는 그를 배웅하지 않고 유유히 그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었다. 권소혜는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이서아를 발견하고 음식을 가져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두 사람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록 최씨 가문과의 화해가 이루어졌지만 사건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권소혜는 계속 사건을 추적해야 했다. 음식을 먹던 이서아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는지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 “소혜 씨, 그 약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전날 한수호와의 관계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이서아는 지난번 권소혜가 약을 먹는 것을 보았기에 약국 가는 수고를 덜기 위해 두 알을 달라고 부탁하려 했다. 권소혜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가방에서 약을 꺼내 두 알을 건넨 후 무심코 물었다. “서아 씨, 한 대표님과 화해했어요?” 이서아는 자신과 한수호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몰라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권소혜는 현명하게도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본인도 두 알을 삼켰다. 어젯밤의 여진수는 사나운 개처럼 행동했기에 당연히 피임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이서아는 정식으로 SY 그룹에 출근했다. 신강우가 아직 경북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