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8장 그는 오직 너만 좋아해

권소혜는 처음에 이서아가 장난치는 줄 알았지만 이서아가 정말 자신을 최현아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데려갈 줄은 몰랐다. 먼저 도착한 두 사람은 잠시 기다렸다. 뒤늦게 최현아는 경호원을 데리고 도착했다. 최현아는 입구에서부터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이서아를 응시하며 걸어왔고 이서아는 그 시선을 되받아쳤다. 두 사람의 고정된 시선은 점점 가까워졌고 이서아는 약간 의외라 생각했다. 불과 보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최현아는 너무나도 수척해져 있었다. 최현아는 원래 이국적인 외모로 깊은 눈매와 도드라진 얼굴선이 특징인 강렬한 인상이었지만 지금은 얼굴에 살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아무리 정교한 메이크업으로도 변해버린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최현아는 이제 겨우 20대에 불과하지만 벌써 나이가 들어 보였다. 반면 이서아는 깔끔한 정장 위에 민트색 외투를 걸쳤고 흰 피부 덕분에 그 색채가 더욱 돋보였다. 최현아는 빛나는 진주 옆의 모래알처럼 전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최현아는 자신이 이서아에게 비길 바가 되지 못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눈빛이 점점 차가워지던 최현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비꼬듯 말했다. “난 네가 감히 나오지 못할 줄 알았어.” 이서아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아 씨한테 당하고 나서 나도 확실히 겁나긴 했어요. 그래서 변호사를 데려왔고 사람이 많은 식당을 선택한 거예요. 무엇보다도 우리 머리 위에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훤히 찍힐 테니 현아 씨가 또 눈속임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최현아는 감시 카메라를 한 번 보고 나서 다시 이서아를 쳐다보았다. 얼음처럼 차가웠던 최현아의 눈빛은 점점 평온해졌고 그윽하게 변해갔기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권소혜가 물었다. “이제 주문해도 될까요?” 이서아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퇴근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식사 전이라 배가 고프네요. 현아 씨가 사는 거니까 예산이 얼마만큼 되나요? 없으면 우리가 그냥 알아서 주문할게요.” 최현아는 대답하지 않았고 이서아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