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5장 약간의 거리감
이서아는 고개를 저었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도 확실하지 않았다.
그녀는 기록을 정리해 조 경관에게 돌려주었고 아무 말 없이 경찰서를 떠났다.
하은영은 이서아의 곁을 지키며 동료 같은 말투로 물었다.
“서아 씨, 아버님의 죽음에 대해 뭐가 불확실한 부분이 있으세요?”
이서아는 말문을 열 수 없었고 하은영이 다시 물었다.
“이제 어디로 가실 건가요?”
“봉천진 집으로 데려다줘요.”
집에 돌아온 이서아는 집 안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설날 저녁 식사는 시작도 못 한 채 진영자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그때 준비된 음식들이 부엌에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이진태는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냉장고에 넣어두고 상한 것들은 버린 듯했다.
조 경관이 말한 커다란 쓰레기봉투가 바로 그것이었다.
다락방으로 올라가 보니 침대의 침구도 모두 새것으로 바뀌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서아는 눈가가 뜨거워졌다.
집에는 사실 CCTV가 설치되어 있었기에 이서아는 하은영을 돌려보내고 혼자 침대에 앉아 핸드폰으로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진태의 마지막 모습은 온 집안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2, 30년간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았던 그가 마지막 순간에는 이렇게까지 부지런히 움직였다는 사실에 이서아는 마음이 아팠다.
이서아는 다시 시간을 되돌려 보았다. 설날, 그녀가 진영자를 병원에 데려간 사이에 이진태는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소란을 피워 경찰에 신고되었고 결국 한수호의 사람들이 그를 집에 데려다 놓았다.
그렇게 소파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아침 이진태는 집을 나섰다. 그리고 초하루부터 초사흗날까지 그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대체 그 사흘 동안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셨을까?’
...
이서아와 이서윤은 함께 이진태의 장례를 치렀다.
용산의 풍습에 따르면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3일간 영을 모시고 있다가 화장하여 장지에 묻는다.
하지만 이진태는 이미 장례식장에서 화장되었기 때문에 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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