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6장 진실을 폭로하다

용산의 겨울은 건조하고 쓸쓸했다. 오늘은 해도 뜨지 않아 모든 것이 현실 같지 않은 회색빛 안개에 싸여 있었다. 이서아는 멀리 바라보았다. 줄지어 서 있는 묘비들은 고독함의 상징이었고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가 공기 속에 퍼졌다. “사모님 말이 맞다고 치죠. 전 할 말 다 했어요. 이제 알아서 하세요.” 김은실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네가 나를 오해하고 있는 것 같구나... 혹시 수호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한 거니?” 이서아는 그녀를 보지 않고 앞을 응시했다. 마치 뭔가를 집중해서 보는 것 같았지만 사실 그저 멍하니 생각에 잠긴 상태였다. 이진태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3일이 지나자 그녀의 정신은 어느 정도 무뎌진 상태였다. 김은실은 여전히, 조금 슬픔이 담긴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새엄마로 살아가는 게 힘들다고 다들 말하지. 난 나름대로 수호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그 아이는 나를 받아들이지 못했어. 그런데 이젠 너마저 나를 이렇게 대하니... 내가 정말 실패한 인생을 산 것 같구나.” 하지만 이서아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김은실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수호는 항상 나 때문에 자기 친어머니가 정신적으로 불안해졌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나는 정말 그런 적이 없어. 오히려 그분의 건강을 많이 신경 썼지. 들어본 바로는 수호가 백인하를 스칸국에 보내 친어머니를 돌보게 했다...” 김은실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는 마치 실수로 무언가를 흘렸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서아를 바라보았다. 이서아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 백인하 씨가 대표님 어머니 곁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싶은 건가요? 대표님이 백인하 씨와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려고 하시는 거죠?” “아니, 절대 그런 뜻이 아니야. 나는 그저...” 하지만 이서아는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그건 제가 이미 알고 있는 일이에요. 대표님도 제게 설명했으니까요.” 김은실은 잠시 멈칫하더니 안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이서아의 손을 잡았다. “그럼 다행이구나. 나는 네가 나중에 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