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2장 해답을 기다리다

이서아는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나다가 쓰레기통에 부딪히면서 중심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서아야!” 김하나는 급히 달려가 그녀를 붙잡고 고개를 들어 이서윤에게 소리쳤다. “그쪽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예요? 증거 있어요?” 이서윤은 자신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아 땅에 던지며 말했다. “가서 유전자 검사라도 해봐. 너랑 나는 피가 섞이지 않았어.” 김하나는 그녀의 전혀 흔들리지 않는 태도에 놀랐다. ‘정말로 서아가... 이진태와 진영자의 친딸이 아닌 걸까?’ 김하나는 방금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겪은 이서아가 갑자기 자신이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어떨지 상상할 수 없었다. “서아야...” 이서아는 두 손을 바닥에 짚고 있었다. 시멘트 바닥의 한기가 그녀의 손바닥을 타고 몸속으로 스며들어 그 소름끼치는 느낌에 이서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이서아는 문득 정월 초사흗날에 이진태가 병원에 와서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네가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이렇게 작았는데...” “혹시 집에 나쁜 일이 생긴 걸 알고 업보를 마주하기 싫어서 계속 잠들어 있는 건 아니었을지...” “난 다른 사람의 신뢰를 저버린 것 같아...” 그때의 이서아는 그의 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되돌아보니 분명 문제가 있었다. 그녀는 정말 그들의 딸이 아닌 것일까. 만약 그녀가 이씨 가문의 이서아가 아니라면 그녀는 누구인가. 입술이 창백해진 이서아는 김하나의 도움으로 일어서서 마지막으로 이서윤을 한 번 쳐다보고는 빠르게 복도를 나섰다. 그녀는 병실로 가서 진영자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아 의사를 찾아갔다. 그녀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진실을 알고 싶었고 답을 빨리 알고 싶었다. 여기는 병원이었기 때문에 유전자 감정 검사를 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다. 더욱이 한수호가 병원에 이미 얘기를 해놓았기 때문에 병원에서 특별 대우를 해주어 급하게 유전자 감정 검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결과가 나오려면 3시간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