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7장 그분들을 대신해 너를 지킬게

임정우는 잠시 멈칫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 이서아를 바라보았다. 이서아는 입술을 꼭 다물며 물었다. “나를 보호하고 있는 사람... 그게 정우 씨죠?” 이진태가 마지막으로 그녀를 만났을 때도 은근히 말한 적이 있었다. 이서아는 아주 운이 좋은 아이이며 하늘이 그녀를 지켜준다며 말이다. 위험에 처할 때마다 무사히 빠져나간다고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때 그녀는 이진태가 자신의 무책임을 변명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정말 누군가 그녀를 지켜주고 있었다. 그게 누구일까? 이서아는 그 사람이 임정우일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임정우는 예전에도 지강철을 시켜 그녀를 몰래 촬영하게 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잠시 침묵한 후, 임정우가 대답했다. “내가 아니야.” 이서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그의 손을 놓고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정우 씨가 아니라고요? 그럼 누구죠?” “아마도 고준석의 다른 측근일 거야.” 임정우는 와인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이미 식은 와인은 입안을 타고 내려가면서 차갑게 속을 식혔다. “고준석은 의리를 중요시하고 친구들에게 잘했어. 그때 상황은 참 비통했지. 일부는 그를 배신했지만 그를 위해 끝까지 애쓴 사람들도 있었어. 사해 그룹이 무너지기 전까지 임... 아니 우리 아버지가 사해 그룹을 돕기 위해 100억가량을 투자했으니까. 고준석이 감옥에서 더 이상 구하지 말라는 말을 전한 후에야 모두가 물러난 거지.” 임정우는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이진태가 바로 고준석과의 그 의리 때문에 너를 데려가서 키운 거잖아. 아마 고준석의 다른 측근들도 그의 유일한 혈육인 너를 암암리에 도왔을 거야.” 이서아는 잠시 생각한 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논리적으로도 타당했고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었다. ... “그다음은요?” 이서아는 주제를 다시 조금 전까지 나누던 이야기로 돌렸다. 임정우는 말했다. “주용진은 처음에 자기 아버지의 친구인 이강석이 고준석의 딸을 데려갔다는 사실만 알았고 이강석이 어디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