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5장 남편의 조건

‘내가 결정한다고? 이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엄마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타협 말고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을까?’ 이서아는 기가 차서 눈을 감았다. 머리가 핑 돌며 어지러워졌지만 그녀는 한수호 쪽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임정우는 그녀의 팔을 잡은 손을 천천히 내려 그녀의 손을 잡았다. 차가운 두 손바닥이 맞닿았다.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만으로도 많은 것을 표현했다. 한수호는 그런 그들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무언의 대화’ 를 바라보던 그의 시선은 그들이 맞잡은 손으로 향했다. 이서아는 주먹을 꼭 쥐고 다시 한수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너와 함께 가면 엄마를 풀어줄 거야?” 한수호는 시선을 그녀의 얼굴에 돌리며 말했다. “나랑 함께 가지 않으면 누구랑 가고 싶다는 건데.” 이서아는 임정우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고 한숨을 내쉬며 무표정한 얼굴로 정원을 나섰다. 김지영이 주저하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대표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서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임정우의 얼굴에 서늘한 기색이 감돌았다. 한수호 역시 승리의 기쁨 없이 차갑게 말했다. “이번 일에 대한 대가는 나중에 반드시 치러야할 겁니다.” 그는 이서아를 따라가 그녀의 손을 잡고 강제로 차에 태웠다. 김지영이 그 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며 말했다. “대표님, 이서아 씨를 그냥 이렇게 보내시는 겁니까? 저들이 인원은 많아도 우리가 싸워서 이길 수 있어요!” “서아의 엄마가 한수호의 손에 있어. 서아는 엄마를 포기할 수 없어.” 용산은 한수호의 세상이었고 게다가 다른 세 가문도 연관되어 있어 진영자를 구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진영자는 몸도 좋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게 구출하려다 상처라도 입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강하게 맞서서 해결할 수 없었다. 임정우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지강철도 한수호의 손에 있어.” 그리고 그는 아까 이서아의 손을 잡았을 때 그녀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 차 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