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2장 너를 마음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한수호에게 안겨 차에 탄 이서아는 옷깃을 단단히 붙잡고 그를 나가지 못하게 했다. 그러고는 한수호의 눈을 응시하며 물었다 “한수호 씨, 우리 엄마가 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진 거예요? 대체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고요.” ‘용산을 떠나기 전만 해도 엄마는 멀쩡하셨는데... 왜 겨우 며칠 사이에 이렇게 되신 거지?’ 한수호는 몸을 굽힌 채 이서아를 내려다보며 슬쩍 고개를 돌려 뒷좌석 창밖을 바라봤다. 한 대의 차가 아무런 기척도 없이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서아는 진영자가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목이 메여 숨쉬기가 어려웠다. “당신이 엄마한테 겁을 준 거예요. 맞죠?” 한수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서아는 진영자와 관련된 일이 나오면 항상 침착함을 잃었다. 그녀는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외쳤다. “한수호 씨! 이제 제대로 말해요. 대체 뭘 원하는 거예요? 장부를 원해요? 아니면 우리 엄마와 내 목숨을 원하는 거예요?” 한수호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화난 얼굴을 바라보다가 이내 말했다. “난 그 어느 것도 원하지 않아. 그저 네가 내 곁에 남아있길 바랄 뿐이야, 순둥아.” 이서아는 고개를 들어 꿈도 꾸지 말라 말하려 했다. 하지만 순간 한수호가 이서아의 뒤통수를 받치고는 고개를 숙여 키스를 하는 것이었다. “웁...” 맑고 차가운 향기가 가장 친밀한 방식으로 전해졌다. 이서아는 즉시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한수호는 다시 한번 그녀의 입술을 막으며 저항하는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목에 얹었다. 마치 이서아가 한수호를 붙잡고 놓아 주지 않는 것처럼,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키스하는 듯 보이게 하려는 것 같았다. “...” 이서아는 그의 파렴치한 행동에 분노가 치밀었지만 한수호가 그녀의 뒤통수를 꽉 잡고 있어서 도무지 저항할 공간이 없었다. 한수호는 이서아의 메마른 입술을 열고 하얀 이빨을 벌리며 아무 거리낌 없이 그녀의 공간을 침범해 혀를 탐닉하고 빨고 삼키고 엉키게 만들었다. 차 안에 한 사람, 차 밖에 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