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9장 처음 만난 그날
간호사가 물과 수건을 가지고 와서 도와주려 하자 이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한 뒤 말했다.
“제가 직접 할게요.”
간호사는 한수호를 힐끗 쳐다봤고 한수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간호사는 밖으로 나갔다.
이서아는 진영자의 환자복 단추를 풀며 무심하게 말했다.
“한 대표님, 함부로 보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러자 한수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밖으로 나갔다. 막 나가자마자 노정민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 정민아.”
“형, 오늘 교도소 가서 방국진을 만나보고 그 일에 대해 물어봤어.”
한수호는 이서아 쪽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진영자의 몸을 닦는 일에 몰두해 있었고 한수호는 복도 창가로 걸어가며 물었다.
“그래, 어땠어?”
그가 자리를 뜨자마자, 이서아는 진영자의 손을 놓고 재빨리 문 앞으로 달려가 비밀번호를 풀어보려 했다.
한수호의 생일, 자신의 생일, 혹은 스타 그룹의 기념일 같은 그에게 의미 있는 날짜들을 시도해봤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노정민이 한수호를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던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봤다. 다행히도 이 문은 몇 번의 시도 후에 잠기는 설정이 없었다.
열 번도 넘게 시도했지만 계속해서 오류였다.
그녀는 점점 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눈을 감고 한수호가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손목의 움직임을 떠올렸다.
‘아마... 20, 19, 18?’
이 조합을 입력해봤지만 여전히 오류였다.
그녀는 처음 두 자리인 ‘20'은 맞는 것 같다고 확신했으나 그 이후의 숫자가 문제였다.
‘20이 무엇을 의미할까? 연도일까? 2020년? 2020년에 대표님한테 중요한 일이 뭐가 있었나?’
이서아는 손가락을 비밀번호 키패드 위에 멈춘 채 오래도록 고민했다.
‘4년 전, 4년 전이면...’
‘19’가 아니라 ‘08’이었다.
[20, 08, 18.]
이건 4년 전의 그 비 오는 밤, 그들이 ‘처음’ 만났던 날이었다.
이서아는 빠르게 그 여섯 자리 숫자를 입력했다. 그 순간, 이전과는 다른 삑 소리가 들렸다.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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