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8장 장례식 때 배웅할게요
이서아는 한수호에게 진영자의 몸을 닦아주고 옷을 갈아입히러 병원에 가자고 했을 때 그가 여러 핑계를 대며 미룰 줄 알았다. 그래서 그와 한바탕 싸울 각오까지 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음 날 아침 식사 시간에 한수호가 먼저 저녁 퇴근 후에 병원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해 이서아는 준비했던 말들이 목에 걸린 채 멍하니 있었다.
억지로 겨우 내뱉은 말은 한마디 뿐이었다.
“... 네.”
한수호는 그녀의 속마음을 눈치챘는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 생각만큼 나 신용 없는 사람은 아니야.”
이서아는 곧바로 받아쳤다.
“진짜로 고상한 사람은 자기 고상함을 자꾸 강조하지 않아요. 부족한 사람일수록 더 강조하려 들죠.”
한수호는 잠시 그녀를 쳐다보더니 천천히 말했다.
“예전엔 아프거나 불편할 때만 내가 한마디 하면 바로 받아쳤는데 이제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받아치네. 순둥아, 성격 많이 변했네.”
이서아는 갑자기 권소혜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임신하면 예전과는 다른 습관들이 생긴다 하더니... 성격이 나빠지는 것도 그런 변화 중 하나일까?’
그녀는 속눈썹을 한 번 깜박이며 고개를 숙여 오트밀 죽을 마셨다.
“날 가둬놓고도 내가 상냥하게 대하길 바라는 건 한 대표님께서 너무 욕심부리는 거 아니에요?”
곧 한수호는 블루베리와 청포도를 이서아의 앞으로 밀어주며 말했다.
“임신 중에는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해.”
이서아는 어제부터 묻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왜 내가 임신했다고 밖에 말한 거예요?”
“우리가 사이가 좋은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그러자 이서아는 한쪽 입꼬리를 씩 올렸다.
“좋아 보이게...”
한수호는 식사를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우미가 그의 정장 재킷을 가져오자 그는 재킷을 입으며 말했다.
“웨딩드레스 몇 벌 골라놨어. 며칠 내로 올 텐데 마음에 드는지 한번 봐봐. 시간이 좀 촉박해서 맞춤 제작은 못 했지만 다 입지 않은 새것들이야. 마음에 안 들면 다른 걸 다시 찾아보자.”
“뭐요? 웨딩드레스?”
황당해진 이서아는 웃음이 나왔다.
“난 대표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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