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0장 작은 고모, 가지 마

“너 이 짐승 같은 새끼. 우리는 아예 안중에도 없지? 얼른 둘째 사모님 병원으로 모셔.” 여명진의 호통에 도우미들이 그제야 앞으로 다가가 여진수의 발 아래 쓰러진 이민정을 들어갔다. 여진수가 대문으로 나가려는데 여명진이 화를 이기지 못하고 따귀를 날리려 했지만 여진수의 칙칙하고 음침한 눈빛으로 보며 결국 손을 대지 못했다. 여진수가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댔다. “내 와이프가 어떻게 되는 날엔 저 여자와 저 여자아이까지 다 죽여버릴 거예요.” 여진수는 이민정이 이런 일을 벌인 게 여진수가 아닌 자기 아들이 여씨 가문을 물려받길 원해서였다. 권소혜가 정말 깨어나지 못한다면 두 사람 다 죽음을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여명진이 불같이 화를 냈다. “나 아직 안 죽었다.” 여진수는 그런 여명진을 가볍게 무시하고 바로 집에서 나갔다. 집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여진수는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작은고모가 깼다가 피투성이인 그를 보고 놀랄까 봐 걱정되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주머니에 넣은 핸드폰이 울렸다. 외국에서 걸려 온 알 수 없는 전화에 여진수는 다시 전화를 끊어버렸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여진수는 권소혜가 있는 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리자 비서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 사람은 이미 데려왔습니다.” 여진수는 아무 표정 없이 중환자실로 향했다. 중환자실 앞에 수하들의 손에 잡힌 권소혜의 고모 권미애가 보였다. 권미애는 여진수를 보자마자 흥분하며 달려들었다. “여진수, 너 내 아들 어디로 데려갔어. 그동안 법이라는 게 뭔지 모르고 살았지? 내가 경찰에 신고해서 너 감방에 넣어버리고 말 거야.” 여진수의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댔다. “고모님, 리걸 마인드가 굉장하네요.” 여진수가 살기를 뿜어내며 권미애에게로 다가가더니 멱살을 잡고 벽에 확 밀쳤다. “그래서 이민정과 손잡고 우리 소혜를 저렇게 만든 거예요?” “난... 난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몰라. 난 그런 적 없어.” 권미애가 단칼에 부인하자 여진수가 웃음을 터트렸다. “고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