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숨 쉴 틈도 없이 입맞춤이 조급하게 이어졌다. 성주원은 마치 홍서윤을 벌주듯 손가락으로 그녀의 뺨을 훑고 나서 턱을 살짝 집어 올렸다. 갑자기 힘이 풀린 홍서윤이 입술을 조금 벌리자 그는 자연스럽게 파고들었다. 성주원은 다른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고 결국 홍서윤은 빠져나가려 몸부림치던 것을 멈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드디어 성주원이 입술을 뗐다. 그는 깊고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면서 그녀의 턱을 더욱 꽉 잡아 억지로 자신과 시선을 맞추게 만들었다. “다시는 그런 말도, 그런 짓도 하지 마요.” 가쁜 숨을 몰아쉬던 홍서윤은 입술이 화끄거렸고 속으로 그를 미친놈이라고 욕했다. 성주원은 일어나서 그녀의 옷매무새를 정리해 주고 차분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홍서윤은 그와 눈빛이 마주치자 순간 움찔했다. 성주원의 태도는 차분했지만 그에게서 마치 깊고 거대한 바다처럼 압박감이 느껴졌다. 저 남자는 대체 또 얼마나 많은 모습을 숨기고 있는 걸까. 홍서윤은 마지못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결국 손을 놓고 시계를 흘끗 본 뒤 말했다. “집에 데려다줄게요.” “혹시 저를 좋아하세요?” 두 사람이 동시에 말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홍서윤은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고개를 들어 맑은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성주원은 몸을 숙여 차 키를 집어 들고 돌아서다가 시선이 그녀와 맞닿았다. 그 순간,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 아주 희미한 빛이 번졌고 얇은 입술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부드럽게 올라갔다. 그 미소는 어떤 여자라도 사랑에 빠지게 만들만한 부드러움을 담고 있었다. “네, 나 서윤 씨 좋아해요. 그러니 나한테 기회를 줄래요?” 홍서윤은 그와 눈을 맞출 용기가 나지 않아 고개를 돌렸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성주원이 최태준과 한통속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치자 뜨거웠던 심장이 서늘하게 식었다. “저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그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홍서윤은 알